제주동부경찰서. (사진=고상현 기자)
사회초년생 수십 명을 상대로 '대출을 받으면 고액의 수익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5억원 대의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5일 사기 혐의로 김모(35‧여)씨와 문모(23‧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사회초년생인 20대 여성 19명에게 ‘고액 대출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대출을 받도록 해 5억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범행 목적으로 제주지역에 일시적인 거처를 만든 후 인근에 살고 있는 20대 사회초년생 여성들과 친하게 지냈다.
이후 개별적으로 찾아가 “금융관련 일을 하는데 지금 통장 자금과 대출업체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건네주면 수고비 명목으로 고액의 이윤을 돌려주겠다”고 속였다.
이렇게 받은 대출금으로 다른 곳에 투자를 해 고액의 이윤을 받아서 주겠다고 한 것. 이들은 차후에 대출원금도 바로 변제해주겠다고 거짓말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로부터 신분증, 통장, 휴대전화 등 개인신상정보도 받았다.
특히 범행 초기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일부 대출원금을 갚아주는 등의 치밀함도 보였다.
이후 직접 대출회사를 상대로 피해자인 척 속이고 명의를 도용해 한 사람당 여러 차례 수백만 원씩 대출자금을 받아 가로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같은 범행으로 사회초년생들은 한 사람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피의자들은 이렇게 가로챈 돈을 대부분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이후 피의자들은 잠적했지만, 평소 친하게 지내던 피해자들은 이들을 믿고 경찰 고소조차 하지 못했다.
이상한 낌새를 차린 피해자들이 지난 9월부터 신고를 하기 시작했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여 14일 김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제주에서뿐만 아니라 인천, 대전, 마산 등지에서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가 경찰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초년생들이 고액 알바라는 말에 속았다”며 “타인에게 본인의 신상정보나 전자서명정보를 건네주는 일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