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박종민 기자)
정부가 신남방정책의 주요 대상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엥가르띠아스토 루끼따(Enggartiasto Lukita)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과 지난 2014년 이후 중단된 한·인도네시아 FTA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다렐 레이킹 말레이시아 통상산업부 장관과도 양국의 교역·투자 관계 발전을 위해 한·말레이시아 FTA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본부장은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지고 있고 인구 2억6000만명에 국민 평균 연령이 29세로 ‘젊고 큰 나라’"라고 말했다.
또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 100대 중 99대는 일본차다. 동남아시아에서 일본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막대하다"며 "물론 포스코, 롯데케미칼 같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출해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FTA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아세안과 FTA를 체결하면서도 아세안 10개국 중 7개 국가와 양자 FTA도 갖고 있어 아세안 시장을 ‘각개격파’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베트남, 싱가포르 2개 국가와만 양자 FTA를 체결하고 있어 아세안 시장 진출에 불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인도네시아 엥가르띠아스또 루끼따 장관과 양국 통상장관이 주재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을 조속히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말레이시아와의 FTA 추진 필요성도 역설했다.
김 본부장은 "말레이시아는 세계 2위의 팜오일 생산국이며 지하자원도 풍부하다"며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부펀드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특히 올해 5월 출범한 마하티르 정부는 동아시아 지역과의 기술교류, 산업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동방정책2.0을 추진 중인데 한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며 "이에 저와 말레이시아 통상산업부 장관은 현재의 경제협력 관계를 넘어 더욱 고도화된 협력관계를 이루기 위해 보다 가시적인 협력 사업을 발굴하여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은 2019년 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타결을 위해 공조하기로 했으며 향후 양국 간 교역·투자 관계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간 FTA가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함께했다. 한-말레이시아 FTA 타당성 연구에 즉시 착수하도록 합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