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오른쪽)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오후 12시28분께 경기 수원에 위치한 도지사 옛공관(굿모닝하우스)에 도착해 오찬장으로 이동하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동규기자)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대표단 일행(5명)이 방남 이틀째인 15일 경기 성남의 판교제2테크노밸리 등을 방문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분단의 아픔'과 '평화'를 주제로한 오찬을 함께 했다.
전날 경기 고양의 앰블호텔에서 여장을 푼 북한대표단 일행은 15일 방남 첫 일정으로 경기 성남에 위치한 판교제2테크노밸리 방문해 자율주행 자동차 시승 등의 시간을 가졌다.
오전 10시30분이 조금 안된 시각,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북한 대표단 일행을 마중나온 이재명 지사는 리 부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선사했다. 또 "어서 오십시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란 인사를 건넸고, 리 위원장은 밝은 얼굴로 이 지사와 악수한 후 사진촬영을 했다.
리 부위원장은 이어 방명록에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고 비약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주를 만방에 떨치자'란 글을 남긴 후 기업지원허브 1층 접견실에서 비공개로 이 지사와 얘기를 나눴다. 회담에는 이화영 경기도부지사와 북측의 송명철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20여분간 진행된 회담에서는 주로 판교제2테크노밸리에 관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판교 기업지원허브에서 자율주행차 '제로 셔틀'을 타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고태현기자)
리 부위원장 일행은 이어 이 지사와 함께 경기도가 제작한 자율주행차 '제로 셔틀'에 함께 탑승, 1.5㎞ 구간 일반도로를 통해 판교제1테크노밸리 스타트업 캠퍼스로 이동했다.
'제로 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3년간 연구끝에 개발한 11인승 미니버스 형태의 자율주행차다.
'제로 셔틀' 시승을 마친 리 부위원장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마침 시험단계니까 우리가 실험동물이 된 셈이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스타트업캠퍼스 시설 참관을 한 북한 대표단은 수원의 경기도청 옛 공관(굿모닝하우스)에 이날 오후 12시 28분께 도착, 이 지사와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지사는 차에서 내린 리 부위원장에게 "오래전 공관 입니다. 1960년대 지어진 건물이어서 낡긴 했는데 보존가치가 있어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고 '굿모닝하우스'를 간략히 소개했고, 리 부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굿모닝하우스'는 1967년 완공 됐으며 지상 2층(연면적 796㎡) 규모로, 지난해 7월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2016년 4월부터는 경기도지사 관사가 아닌 게스트하우스로 활용되고 있다.
리 부위원장은 자율차 시승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장으로 입장했다.
오찬장에서 이 지사는 리종혁 부위원장의 선친이기도 한 이기영 작가의 소설 ‘고향’의 남측 발간서적을 리 부위원장에게 선물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오찬을 함께 한 가운데 이날 제공된 평화 밥상'.(사진=경기도청 제공)
황교익 음식칼럼니스트가 자문한 이날 오찬은 ‘장단군’ 먹을거리로 차려진 '평화 밥상'이 선을 보였다. '장단군'은 경기 북서부에 있던 군(郡)으로 동쪽은 연천군, 서쪽은 개풍군, 남쪽은 양주시과 파주시, 북쪽은 황해도 금천군과 각각 경계했다. '분단'의 상징인 셈이다.
오찬 메뉴는 손님맞이 아뮤즈로 명란무만두, 육포율무단자, 새우관자어선이 제공됐고 에피타이즈는 돼지안심냉채와 장단사과샐러드, 해산물과 묵을 이용한 냉채가 상에 올려졌다.
스프는 장단콩물타락죽(고무마칩과 사과부각)이, 메인 요리는 잡곡밥(짠지무침 김치 깻잎나물), 개성인삼향연저육, 장단사과닭찜, 전복들깨미역국 등이 선보였다.
디저트로는 인삼정과, 콩양갱, 고구마몽블랑이 제공됐다.
북한 대표단은 식사를 마친 후 화성시에 위치한 경기도농업기술원을 방문, 15일 비공개 일정을 마무리 하고 16일에는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다.
한편, 16일 오전 10시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를 방문해 '망배단'을 구경하는 북한 대표단의 일정은 취소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