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본 정계 내에서 대표적 지한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머릿속에는 한반도 비핵화 보다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만 들어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6일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아베 총리는 납치, 핵, 미사일 순서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계속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일본인 납치문제는 항상 아베 총리 머릿속에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일본은 북한과 협상테이블에 앉지 못한 채 밖에서 주장만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이루고 그 결과물로 납치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사안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아베정권의 생각과 구상은 반드시 맞다고 볼 수 없다"면서 "오리려 일본이 남북통일을 위한 움직임에 보다 적극으로 동참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시점에서 한일 관계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화 하고 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결과 한반도가 분단 된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일본의 책임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역사적 문제가 지금도 한국과 일본, 일본과 북한 사이에 여전히 남아있고, 상당히 안타깝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일본이 중국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고민하고, 전력을 다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고 남북이 통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은 역사적 범죄행위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한반도 식민지화를 비롯해 전쟁을 일으킨 역사적 사실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전쟁을 통해 상처 입은 분들이 더 이상 사죄를 원하지 않을 때까지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달 3일 경남 합천에 위치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아 원폭 피해자 30여명을 만나 인사하고 용서를 구했다.
일본 정계 최고위급 인사를 지낸 인사가 원폭 피해를 입은 한국인을 찾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것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