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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학생 母 지인 "가해자들, '놀아줄테니 피자 사줘'"



사회 일반

    인천 중학생 母 지인 "가해자들, '놀아줄테니 피자 사줘'"

    인천 사건, 이주민 커뮤니티 '분노'
    다문화 가정..학교 괴롭힘 남일아냐
    생김새 달라 친구들 사귀기 어려워
    피해母 "아들 친구라 생각해 챙겨줬는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마리아 (피해 학생 어머니의 지인)

    인천의 한 아파트 15층 옥상입니다. 한 중학생이 4명의 동급생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다가 추락해서 사망했습니다. 폭행을 피하다가 스스로 뛰어내린 건지 아니면 그 폭행하던 아이들이 뛰어내리라고 종용한 건지 그것도 아니면 폭행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뒤에 이 아이를 떨어뜨린 건 아닌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죠. 안타까운 건 이 피해 학생이 러시아 출신 엄마와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 자녀였습니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러시아인, 아버지는 한국인인데 지금 이혼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머니하고만, 러시아인 어머니하고만 살고 있는 상태였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 집단 괴롭힘을 당해 왔다고 해요. 많이들 가슴 아파하고 있는데요.

    똑같은 러시아인 이주민, 러시아 이주민들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답니다. 이 피해 학생 어머니의 오랜 지인. 역시 러시아 이주 여성이세요. 마리아 씨를 한번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마리아 씨, 안녕하세요?

    ◆ 마리아> 네.

    ◇ 김현정> 우선 이번 사건 접하고 나서는 어떤 생각이셨어요? 어머니, 어떤 생각 드시던가요?

    ◆ 마리아> 어떻게 그런 사건이 말도 안 돼요, 이거는... 말씀 진짜 하기 뭣해요. 이거는, 이거는 완전 큰일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지금 러시아에서 온 분들, 이주해 온 이주민들 사이에서 그런 커뮤니티에서는 뭐라고들 얘기하세요?

    ◆ 마리아> 우리도 똑같이 다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 우리 다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이나 다문화 가족 그거는 다 상관없어요. 우리 아이니까요. 우리는 다 엄마들이 다 아기 있어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지금 되게 다 난리 났어요. 왜냐하면 14살 전에 애들이 감옥 못 가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처벌을 안 받죠, 크게.

    ◆ 마리아> 큰 처벌 못 받아서 그래서 애들이 그렇게 처벌 안 되는 걸 알면 한국에서 더 큰 문제 생길 수 있어요.

    ◇ 김현정> 어머님도 자녀를 두셨죠?

    ◆ 마리아> 네.

    ◇ 김현정> 몇 살이에요, 아이는?

    ◆ 마리아> 우리 아들 지금 2000년생.

    ◇ 김현정> 18살?

    ◆ 마리아> 18살, 만 나이로. 한국 나이로 열 아홉. 우리 아들 러시아에서 태어났어요. 러시아 얼굴이에요. 5살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은 고등학교 다니고?

    ◆ 마리아> 네, 고등학교 다녀요. 계속 한국 학교에 다녔었어요. 우리도 괴롭히는 거 되게 많았었어요. 한국 사람처럼 안 닮아서 뭐 하고. 그래서 아들도 되게 어려웠었어요, 옛날에.

    16일 오후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인천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폭행하다가 추락해 숨지게 한 중학생들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지법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 김현정> 어떤 것들 호소했어요? 엄마, 나 학교에서 이런 일 당했어, 저런 일 당했어. 어떤 거 기억나세요?

    ◆ 마리아> 옛날에 우리 한 8살 때 아들이 친구랑 같이 잘 못 지냈어요. 저도 애들이 다 ‘미국인이다, 미국인 잡았어.’ 막 놀리고 아들도 그렇게 괴롭혔어요. 그럼 아들이 친구 지내고 싶어서 저한테 집에서 돈 훔치고 1만 원씩, 5000원씩 애들한테 주고 친구 하자고 하고.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아이들하고 사귀고 싶은데 아이들이 잘 안 놀아주니까 엄마 돈을 몰래 가져다가 애들한테 돈을 나눠주면서 친구 하자고?

    ◆ 마리아> 네, 네.

    ◇ 김현정> 아이고, 세상에.

    ◆ 마리아> 그런 거 있었는데 나중에 선생님이 저한테 연락이 와서 아들이 애들한테 돈 주고 해서, 돈 주고 아니면 뭐 초코파이 같은 거 사고 애들한테 그런 일도 제가 기억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 마리아> 저도 아들 계속 가르쳐줬어요. ‘화내지 말고 애들 이해해야지. 왜냐하면 너는 러시아 얼굴이잖아. 다른 사람처럼 안 생겨서 그럴 수도 있어.’ 그래서 아들이 당연히 슬펐죠. 나중에도 뭐 비슷한 일이 있었었는데 애들이 우리 아이랑 같이 잘 안 놀아서 그런 일이 애들한테 되게 많아요. 아직까지도 우리 애 학교 다니고 있어요. 아직까지도 여기서 계속 나는 한국 사람이다라고 계속 말해요. 한국말도 애들이 잘하고 한국 학교 다니고 있어요.

    ◇ 김현정> ‘나는 한국 사람이다.’ 계속 말하고 다니고 한국말 심지어 잘하는데도 그렇게 놀린다 그래요?

    ◆ 마리아> 네. 우리 아들도 어렸을 때 5살부터 한국에 살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한국말 유창하게 할 텐데요.

    ◆ 마리아> 러시아 말보다 애들이 한국말 더 잘해요. 그래서 애들이 이번 사건 이해 못 해. 왜 우리는 똑같은 사람인데 왜 우리한테 괴롭혀? 우리는 한국 문화 다 받아들이고 있어요. 김치도 잘 먹고 농담도 같이하고, 똑같은 거, 인형 같은 거, 게임 같은 거 똑같이 해요. 왜 이렇게 괴롭혀요?

    ◇ 김현정> 왜 이렇게 괴롭히냐는 이야기를... 어머님, 이번에 피해를 당한 아이의 어머니 지금 상태가 어떤가요? 옆에서 지켜보면 어떻습니까?

    ◆ 마리아> 당연하죠. 힘들죠. 아직은 마음이 당연히, 준비하게 되게 어려워요, 아들이 없어져서. 당연하죠. 아직은 말씀하기도 많이 싫고 힘드니까 지금도 당연히 이거는 힘들지만... 우리는 그냥 이 일 안 놔둘 거예요.

    ◇ 김현정> 지금 말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군요, 말 꺼내기도.

    ◆ 마리아> 당연하죠. 힘들죠.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어떻게 그런 일이. 친구가 자기 집에 와서 밥 같이 먹고 같이 놀고 어렸을 때부터 알았어요.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었는지... 당연하죠. 이해 못 하죠.

    ◇ 김현정> 그 아이들이 어렸을 적부터 같이 밥 먹고 그랬다고요?

    ◆ 마리아> 네. 한 아이가 그 집에 가서 피자도 먹고 같이도 놀았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왕따를 시켰던 관계가 옛날에는 아니라는 소리네요?

    ◆ 마리아> 우리는 볼 때는 왕따처럼 했어요. 애들이 안 놀아주니까 걱정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가족처럼 친구처럼 하고 싶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그 아이를 불러서 일부러 친하게 지내게 하려고 피자도 먹이고 이랬던 아이라는 거예요?

    ◆ 마리아>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이 아이들하고 좀 잘 놀게 해 보려고 집에 초대해서 피자도 해 주고 그러던 사이였단 얘기군요.

    ◆ 마리아> 네. 제일 키 큰 사람 있잖아요, 아이가.

    ◇ 김현정> 네, 키 큰 아이?

    ◆ 마리아> 그 아이가 제일 친했어요. 제일 친했어요.

    ◇ 김현정> 제일 친했다고요. 그런데 제일 친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죠?

    ◆ 마리아> 이건 제가 볼 때는 여우처럼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여우처럼? 그러니까 이 아이를 이용해 먹었다 이런 건가요?

    ◆ 마리아> 그런 거 같아요. ‘이거 해 줘. 우리 놀아줄 거야. 피자 사줘. 우리 놀아줄 거야.’ 그런 거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 지금 인터뷰하시는 마리아 씨의 자녀들도 이런 일을 당했었기 때문에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되시는 거군요. 어머님, 지금 다문화 가정 아이들. 다들 굉장히 충격에 빠져 있을 것 같고 누구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 같아요. 잘 다독여주시고요. 잘 다독여주시고....

    ◆ 마리아> 이건 부모님들이 애들한테 가르쳐줘야 돼요. 학교에서도 가르쳐줘야 돼요. 다 사람들이 러시아, 코리아 뭐 다른 나라 사람. 우리 어차피 다 사람이에요. 러시아에서도 애들이 고려인 애들 안 괴롭혀요.

    ◇ 김현정> 고려인 아이들 러시아에서도 안 괴롭히는데 왜 같은 민족인 한국에서 우리는 한국을 너무 사랑하는데 왜 이러느냐. 그런 말씀이신 거죠?

    ◆ 마리아> 네. 왜 우리 애들한테 그렇게 괴롭히고 왜 이해 못 해요? 왜 선생님들이 왜 학교에서 왜 애들한테 안 가르쳐줘요? 그렇게 안 되는지 학교에서 가르쳐줘야 돼요. 우리는 다 사람이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어머니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고맙습니다.

    ◆ 마리아> 네.

    ◇ 김현정> 이번 인천 중학생 집단 구타 사건의 피해 가족과 아주 가깝게 지낸 지인입니다. 역시 러시아에서 이주한 13년 전에 이주한 러시아 여성 마리아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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