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CBS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임미현 앵커
■ 대담: CBS 사회부 김명지 기자
인천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폭행하다가 추락해 숨지게 한 중학생들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지법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추락사한 피해 학생이 다문화가정의 자녀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차별과 따돌림에 노출돼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해보려 합니다.
사회부 김명지 기자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그리고 부모들을 직접 만나봤는데요.
◇ 임미현> 이번 사건에 대해 충격이 컸을 것 같아요.
◆ 김명지> 네. 그렇습니다.
한국 남성과 재혼을 하면서, 베트남에서 낳았던 6살 아들을 데리고 건너온 여성을 만났는데요. 먼저 그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베트남 출신 여성]
"엄마라서 그 소식 듣고 충격, 충격 받았어요. 속상하기도하고 마음 아프기도 하고. 아이 더 관심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느 친구 지내는 지도."
◇ 임미현> 베트남 여성이란 엄마로서는 과거의 상처들이 이번 인천 사건으로 덧났을 것 같네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역시 그런 기억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었죠?
◆ 김명지> 어제 대안학교 한 곳을 가봤는데요. 아이들이라 그런지 다들 밝은 표정인데, 대화를 나누다보니까 어두웠던 기억들이 나오더라고요.
부모가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말이 조금 서투르단 이유로 무시 받고 놀림 당하는 일이 잦았다는데요.
학생들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다문화가정 학생들]
"우리 동생이 다니고 있었는데 저기서 막 친구들이 우리 동생을 무시하고. 동생이 스트레스받고. 우리 가족도 스트레스받고 너무 힘들었어요."
"언어. 언어 폭력. 몽골 알려 달라 해서 알려줘요. 그럼 그걸 갖고 놀리는 거."
◇ 임미현> 아무래도 생김새나 말투로, 아이들이 더욱 큰 따돌림 피해를 겪는다고요.
◆ 김명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어머니를 만났더니, 자녀가 지금 중학생인데 어린이집에 다녔을 때 경험담을 들었대요.
친구가 "다른 나라에서 사는 애라서 엄마가 집에 초대하면 안 된다고 했다"는 건데요.
초등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이 아예 대놓고 왕따를 시키자고 했다는 이야기도 본인이 들었다고 합니다.
◇ 임미현> 그 이야기를 들은 부모님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겠네요.
◆ 김명지> 나 때문인가? 이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엄마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우즈베키스탄 출신 여성]
"너무 마음 아파요. 왜냐면 제가 진짜 완전 시원하게 말할 줄 알았으면 더 도와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언어 때문에. 또, 외국인이라서 선생님들도 편견 갖고 제 애기한테도 잘 해주지 못하는 느낌이 자꾸."
또, 다문화 가정 엄마들로서는 자책에 시달리기도 하는데요. 베트남 출신 여성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베트남 출신 여성]
"학교도 몇 번 빠졌어요. 학교 다니기 싫고, 엄마 나하고 베트남에 가자, 베트남에 가서 살자, 나 여기 싫다. 만약 베트남이라면 당연히 담임 선생님도 만나서 할 텐데 여기 한국이잖아요. 소통도 안 되고."
◇ 임미현> 상처 받은 아이들은 또 그 나름대로 엄마도 상처를 받을까봐, 그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꺼리게 되고 주저하다보니 주변에 털어놓을 곳도 없고 그런 것 아닐까 싶네요.
◆ 김명지> 맞습니다. 삼남매를 키웠던 일본 출신의 엄마를 제가 만났더니, 반일 감정 때문에 애들이 초등학교 때 정말 심하게 놀림 받았대요. 근데 이 이야기를 몇 년이 지나서야 했답니다.
몽골 출신의 한 여성도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 당한 따돌림을 6학년을 마치고 졸업할 때야 이야기했다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일본 출신 여성과 몽골 출신 여성]
"우리 애는 고등학생 때 말했거든요. 왜 말하지 않았는데. 엄마 상처받을까 봐."
"엄마한테 말해서 내가 이걸 풀어야 한단 말을 할 순 없는 거예요. 더 많은 상처받을까 봐 오히려 무서운 거죠. 내가 알아서 할 문젠데."
◇ 임미현>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