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담합상태에서의 낙찰률 비교 (자료=공정위)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발주한 사이버견본주택 제작 입찰 과정에서 업체들이 담합행위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25일 LH가 발주한 18건의 사이버견본주택 제작 입찰에서 3개사의 담합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 5천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이들 업체 가운데 담합을 주도한 '마이다스아이티'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2년 하반기 입찰에서 저가 출혈 경쟁이 발생하자 마이다스아이티는 이를 피할 목적으로, 그리고 기술평가통과가 불투명했던 '비욘드쓰리디'는 기술평가와 무관하게 입찰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할 목적으로, 서로 담합을 시작했다.
이들은 "서로 가격을 깎아서 피해보지 말고, 한 번씩 돌아가면서 낙찰받고, 낙찰사는 들러리사에게 낙찰물량의 절반을 하도급 주자"고 합의했다. 그 결과 마이다스아이티가 발주건을 낙찰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3월 두 업체간 하도급 단가관련 다툼이 발생한 후 마이다스아이티는 비욘드쓰리디를 몰아내고 더 높은 수익률로 계속해서 낙찰 받기 위해 자사의 하도급업체였던 '킹콩'을 비욘드쓰리디 모르게 들러리로 끌어들였다.
당시 마이다스아이티는 킹콩의 대표이사를 만나 "비욘드쓰리디를 3등으로 만들어서 떨어뜨릴 생각이니, 법인으로 전환한 후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하라"고 제안했고, 킹콩이 이를 수락하면서 새로운 합의가 이뤄졌다.
마이다스아이티는 킹콩의 기술제안서를 대신 작성해주는 방법으로 비욘드쓰리디를 포함한 다른 경쟁사업자의 기술평가 통과가능성을 차단했다. 실제로 이후 비욘드쓰리디는 경영악화로 폐업했다.
이후 마이다스아이티와 킹콩은 2014년 3월까지 모두 9건의 입찰에서 지속적으로 담합을 실행하다 LH의 감사를 우려해 담합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그러자 이후 발주된 3건의 입찰에서 담합이 사라지며 다시 저가 경쟁이 벌어지자 이들 두 업체는 담합행위를 재개했다.
공정위는 "담합기간과 비 담합기간 간의 현격한 낙찰률 차이로 담합의 폐해가 명백히 드러났으며, 그 결과 발주처로 하여금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게 함으로써 상당한 손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이어 "들러리 담합은 기존의 경쟁사업자를 입찰시장에서 퇴출시키거나 잠재적인 경쟁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