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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불가능해보였던 11년 투쟁..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동

    반올림 "불가능해보였던 11년 투쟁..아직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끈질긴 투쟁, 여론의 압박..
    "다 끝난 문제"라던 삼성도 결국 수용
    삼성전기, SDI 등 피해자 보상도 기대
    11년이나 끌어온 정부..진작 보상했다면
    반올림, 유해물질 공개 위해 계속 싸울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1월 23일 (금)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종란 노무사(반올림 상임활동가)

     

    [인서트 /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으셨는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정관용> 오늘 오전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하는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의 목소리를 들으셨습니다. 실로 11년 만에 이제 해결이 된 셈인데요. 지난 11년 동안 바로 이 문제 반올림 소속으로 끊임없이 활동해 오신 분이 계시죠. 이종란 노무사 연결해 보도록 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종란>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협약식 보면서 느낌이 어떠셨어요?

    ◆ 이종란> 일단 지난 11년 동안에 수고 진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싸우다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전원 불승인 받아서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는데. 다들 불가능하다고 한 그러한 일이 이뤄졌다고도 생각이 들고.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그랬습니다.

    ◇ 정관용>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무튼.

    ◆ 이종란> 감사합니다.

    ◇ 정관용> 11년 동안 제일 힘드셨을 때가 언제예요?

    ◆ 이종란> 사실 많이 있기는 했는데 제일 힘들었을 때는 삼성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가지고 우선보상 이런 부분을 앞세우고 와서 피해자들을 분열시켜서 많이 피해자분들이 힘들고 나뉘어지기도 했을 때 조금 힘들었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협약식까지 오게 된 게 그러니까 지금 공익위원들을 중심으로 된 조정위원회가 두 번째 권고안을 낸 거죠?

    ◆ 이종란> 맞습니다.

    ◇ 정관용> 그 권고안을 삼성 쪽이 무조건 수용하겠다고 했고 반올림 쪽도 거기에 동의했고? 맞습니까?

    ◆ 이종란> 맞습니다. 첫 번째는 도정의 방식이었고요. 2015년 7월에 있었는데 삼성이 거부하고 받아들이지 않아서 저희가 농성을 했었고. 그 뒤에 이번에는 중재라는 강제 중재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 정관용> 그 강제 중재안을 놓고 받아라 했는데 삼성이 받은 거예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 에 참석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가 사과문 발표 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이종란> 맞습니다.

    ◇ 정관용> 그동안은 계속 거부하다가 삼성이 이걸 수용한 배경과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종란> 일단은 이 문제가 삼성이 뜻대로 수그러들지는 않았어요. 삼성은 이미 다 끝난 문제다. 자체보상으로 다 해결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해결이 다 안 됐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계속 싸울 수밖에 없었고. 또 그런 과정에서 한국 사회 지형도 좀 바뀌었는데요. 촛불항쟁이 있고 또 대통령이 바뀌고 삼성이 이 문제를 더 거스르는 것은 본인들에게 득이 될 일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 정관용> 이재용 부회장 감옥 갔다가 2심에서 나오고 이런 것도 다 영향을 미쳤겠죠.

    ◆ 이종란> 그런 직접적으로 저희한테 그런 걸 표현은 하지는 않지만 삼성이 뭔가 사회적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그렇게 많은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가장 약자잖아요. 삼성이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 되는. 그러한 여론의 압박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2차 권고안의 주요내용은 어떻게 됩니까?

    ◆ 이종란> 2차 권고안의 주요내용은 일단은 그동안 삼성이 일방적인 그 보상으로 배제됐던 분들에 대해서 보상 대상 질환이나 어떤 보상에 퇴직 후 10년으로 했던 것을 퇴직 후 15년 발병을 포함한다든지 그 질환을 높인다든지 특히 생식독성 피해일 수 있는 유산이나 불임의 문제까지도 보상대상으로 포함을 시킨 문제 이런 게 두드러진 그런 내용이고요. 뿐만 아니라 500억의 발전기금을 재발방지대책으로 또 사회공헌기금으로 삼성이 내놓고 이것에 대해서 앞으로 하청 노동자 등 전자산업의 안전보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그런 소중한 기금으로 쓰이기로 협약을 했습니다. 앞으로는 감시가 제대로 이행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국민들이 잘 지켜보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처음에 이 문제가 불거진 건 2007년 급성백혈병으로 돌아가신 황유미 씨. 그 아버님 황상기 씨가 반올림 대표잖아요. 황상기 씨도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되시는 겁니까?

    ◆ 이종란> 그런데 아버님 아까도 말씀하시는데 진작에 자기 혼자 보상받을 거였으면 벌써 했다, 삼성이. 처음부터 맨 처음에 유미 씨 투병 중에는 500만 원으로 그것뿐이 없다고 했다가 대책위 만들어 싸웠다가 10억도 제시했다가 불러주는 대로 다 주겠다 이렇게 회유 많이 했었는데. 보상을 받을 수 있었으면 진작 받았는데 자기 받으면 다른 피해자는 어떻게 되느냐. 다 같이 받을 수 있을 때까지라고 아버님이 항상 다짐을 해 오셨는데요. 오늘 그 다짐이 아버님의 다짐이 헛되지 않아서 너무 저도 기쁘네요.

    ◇ 정관용> 얼마든지 10억이든 얼마든 달라는 대로 주겠습니다 했을 때 받은 것보다는 지금 훨씬 적게 받으시게 되는 거잖아요, 사실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지난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좌)와 아버지 황상기(우)씨. (사진=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카페 제공)

     

    ◆ 이종란> 아무래도 그렇겠죠.

    ◇ 정관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받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고 지금 이제 반올림 쪽이 보시기에 이번 협약을 통해서 총 몇 명 정도가 보상을 받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 이종란> 그거는 숫자를 가늠하기는 매우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일단 삼성이 1차적으로 2015년도에 한 120여 명을 보상했고 그리고 지금 최근에 중재판정서 발표, 11월 발표 이후에 반올림에 또다시 100명이 넘는 피해자분들이 또다시 신규 피해자분들이 제보하고 문의도 해 오고 했습니다. 아마도 지금 사무국이 개설되고 실제 보상접수 시작한다 이게 한 두 달 정도 있다가 시작이 되는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피해자분들이 연락을 해 오지 않을까 싶어요.

    ◇ 정관용> 그렇겠죠. 일단은 접수를 받아봐야 알겠네요, 그렇다면.

    ◆ 이종란>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황상기 대표는 손편지를 통해서 밝히신 내용인데 사회협력업체 즉 하청업체 소속 또 보상대상 질환 이번에 넓히기는 했다지만 그것도 거기에 포함되지 않아서 그래서 보상에 포함 못 되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고요?

    ◆ 이종란> 네, 사실은 상주업체, 협력업체인 분들 그러니까 사내 하청업체 상주하는 하청업체는 보상대상에 포함됐지만 장비업체 소속이라든지 그러니까 출입을 간헐적으로 했던 분들까지 다 포함된 것은 아니어서 그렇지만 이분들도 분명히 클린룸에 출입했던 분들로서 앞으로 그런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바람을 얘기하셨고 뿐만 아니라 삼성에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의 전자전기계열 피해자들이 또 백혈병이나 뇌종양 피해자들이 있어요.

    ◇ 정관용> 그래요. 삼성전자가 아니라 전자나 SDI에도?

    ◆ 이종란> 전기나 SDI에도 반도체와 유사한 그런 생산제품들을 만들면서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있는데 삼성이 계열사의 이런 피해 문제에 대해서 삼성전자와 동일하게 사과, 보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건 아직 계속 다툼이 있는 상태인 거죠? 삼성전기도 SDI도?

    ◆ 이종란> 최근에 삼성전기에 백혈병 피해자가 법원에서 산재를 받은 케이스가 있고요. 또 바로 엊그제 삼성SDI도 림프종 피해자분들이 산재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만큼 이분들이 덮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정관용> 삼성전자 이번에 해결한 방안 그런 정도 수준에서 삼성전자나 SDI도 빨리 대처하는 게 삼성 쪽에서 봐도 더 좋겠죠.

    ◆ 이종란>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11년이나 끌어온 과정에서는 사실 정부도 제대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 아닙니까?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 에 참석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왼쪽부터), 김지형 조정위원장,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 후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이종란> 네, 그 얘기도 이제 황상기 대표님께서 강조를 하셨는데. 진작에 근로복지공단에서 이것을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상하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비화되지 않았을 텐데. 예전에는 다 줄줄이 불승인을 했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그것이 최근에 법원에서 산재 인정 판결이 좀 더 많아지고는 있는데 아직까지 산재를 노동자가 입증하도록 하는 법제도는 바뀌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법제도를 바꾸는 것이 또 남은 과제입니다.

    ◇ 정관용> 반올림 이제 해산합니까?

    ◆ 이종란> 아니요. 그렇지 않고요. 사실 법제도, 산재법 제도개혁 하는 것도 있고 또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삼성전자 또 전자계열사 이런 회사에서 쓰는 화학물질 정보들이 여전히 기업의 영업 비밀이다라고 하면서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이종란> 유해성을 알아야 예방도 진짜 예방도 되는데. 그런 노동자들의 알권리 이런 게 제대로 보장되도록 힘차게 싸워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계속 애써주세요. 오늘 고맙습니다.

    ◆ 이종란> 감사합니다.

    ◇ 정관용>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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