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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택시 이어 대리업계와도 '삐걱'…카풀 등 모빌리티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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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택시 이어 대리업계와도 '삐걱'…카풀 등 모빌리티 '빨간불'

    월 2만원 단독배정 '프로서비스' 마찰…"사실상 유료화, 생계형 기사 주머니 탈취"
    카카오 "대리운전 기사 부담 줄이기 위한 것"…"프로서비스 강제 사항 아냐"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출시를 두고 택시업계와 대립중인 가운데 카카오 대리기사와도 삐걱거리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5일 유료 요금제인 카카오T대리 '프로서비스'를 내놨다. 월 2만원을 내고 가입하면 카카오와 제휴한 대리업체 콜은 물론, 매일 2개의 단독배정권도 우선 제공받을 수 있다. 다만, 매 건당 지불하는 20%의 수수료와는 별개다. 카카오T대리는 "더 많은 콜, 더 빠른 콜, 더 좋은 콜을 받을 수 있다"며 서비스 가입을 홍보중이다.

    그러나 대리운전 기사들의 생각과는 정면 배치된다. 이들은 유리한 배차를 받기 위해서는 배정권이 필수적인 만큼 결국, 프로서비스가 사실상 '유료화'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대리기사협회 등 5개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20%의 수수료 외 별도 비용을 부과하지 않겠다던 카카오모빌리티가 더 적은 콜, 더 늦은 콜, 더 나쁜 콜을 받기 싫으면 서비스에 가입하라고 겁박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콜 기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카오T대리 소속 모든 대리기사들이 프로서비스에 가입하면 모두 같은 조건에서 일하게 된다"면서 "결국, 서비스 이용료를 내더라도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 대리기사는 "단독배정은 결국 관리비·보험료·프로그램 사용료를 받는 것이고 생계형 기사들 주머니를 탈취하는 것"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또 다른 대리기사도 "프로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으면 못 버티게 됐다"며 "이건 돈 내라 강요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T대리는 현재 운행 가능한 승인 기사가 12만명에 이른다. 수수료가 20%로 업계 평균(30%) 대비 저렴해 출범 초기 많은 기사들을 확보했다. 당시 대리기사들은 기존 업체의 높은 수수료와 보험료 착복, 벌과금, 관리비 등과 더불어 업무정지와 배차제한 등 부당한 처우를 개선할 대안으로 카카오 대리운전 도입을 환영했다.

    그러나 2년여가 흐른 지금, 카카오를 바라보는 대리기사업계 시각은 날이 섰다. 이들은 "카카오가 대리 기사를 과다모집한 뒤 수익이 신통치 않자 '기사장사'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종용 대리기사협회장은 "한정된 대리운전 시장에서 대리기사를 마구잡이로 모집해놓고 일거리 부족에 시달리는 기사들에게 별도의 요금을 강요하는 불량업자들의 횡포를 카카오가 앞장서고 있다"면서 "기사간 경쟁을 부추기고 등급을 매기는 '기사 장사'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카카오T대리 보험료도 '이중 부과'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기사에게 보험료 명목으로 건당 1000원을 받는다. 하지만 대리운전 기사들은 기존 업체끼리 연합해 따로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어, 기사가 어떤 회사에 소속돼 있건 보험료를 한 곳에만 내면 다른 업체 콜을 받아도 추가로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보험료를 따로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리기사 단체는 공동대응에 나섰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등 5개 대리운전 기사 단체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모빌리티는 프로서비스, 프로기사제 등 일방적인 정책을 단행하며 대리기사들을 옥죄고 있다"면서 "급행료를 낸 기사에게 별도 콜을 준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기사에게 일거리를 끊겠다는 협박이고 시간이 지나면 또 일거리가 없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만큼 더욱 악질 수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알려진 것과 다르게 왜곡된 부분이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프로서비스는 어디까지나 "기존 대리 업체들의 고질적인 관행에 대한 대리운전 기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업체에 분산된 콜을 한데 모아서 연결해주는 대신 비용은 한 번만 지불하면 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현재 수수료 20% 외에 프로그램비, 보험료 등은 받지 않고 있다. 다만, 프로서비스는 일반 대리업체와 제휴를 해주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대리기사협회에서 주장하는 '이중보험'의 경우, "카카오와 제휴한 대리업체에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 카카오 제휴콜을 받았을 때 건당 부과되는 보험료는 받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기존 대리업체가 카카오로 대리기사가 보험에 가입했다는 정보를 빨리 넘겨줘야 하므로 기사의 보험 등록여부를 빨리 알려달라고 협조요청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프로서비스는 강제사항도 아니라고 항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특히 초반에 부담을 느낄 기사들을 위해 3개월간 무료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두고 택시 업계와의 갈등도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리기사와도 대립각을 세우게 된 카카오는 이중고에 빠진 상황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하면서까지 역량 강화에 나섰지만 거대 플랫폼을 가진 대기업인 만큼 기존 업계와의 견제가 큰 데다 더구나 유료화를 시도할 때마다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카카오는 카풀도 운전자까지 모집했지만 아직 시동조차 못 걸고 있다. 내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영리 목적의 카풀을 금지·규제하는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라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국토교통부는 "카풀 서비스가 택시 등 기존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 한편으론 승차 거부 등 택시 이용에 불편이 있어 이를 보완할 수단도 필요한 만큼 상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두고 고심 중에 있다"고 밝혔다.

    I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들은 차량 공유 시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아예 '택시 무인화'에 뛰어들고 있지만 '택시카르텔'이라는 말까지 나올 만큼 기득권이 워낙 세서 카카오 계획대로 카풀의 연내 시행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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