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구속 수사를 받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전·현직 직원을 대상으로 폭행을 비롯한 온갖 부당노동행위를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이를 당국에 신고한 직원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노동행위를 당하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고용노동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양 회장이 실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터넷기술원그룹 계열사 4곳에서 지난 5년 동안 노동부에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진정·고소는 1건 밖에 없었다.
이는 2015년 1월 계열사 1곳에서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으로 제기한 것으로, '금품 체불' 진정이었다. 폭행 신고는 아니었다.
근로기준법 제36조는 노동자 사망이나 퇴직의 경우 사용자가 임금과 보상금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의 사건은 사측이 시정 조치를 해 행정 종결 처리됐다.
이 사건 외에는 양 회장의 계열사 4곳에서 5년 동안 부당노동행위 신고가 단 1건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양 회장의 퇴직 직원 폭행 영상 공개를 계기로 그의 엽기 행각이 일부 폭로된 이후 계열사에서 다양한 부당노동행위가 저질러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 5일부터 양 회장의 계열사 5곳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특별근로감독에서 직원 폭행을 비롯한 다수의 부당노동행위 정황을 발견했다.
당초 노동부는 양 회장의 계열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지난 16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계속 드러나자 감독 기간을 오는 30일까지 연장했다.
노동부는 양 회장의 계열사에서 퇴직 직원에 대한 폭행뿐 아니라 재직 직원에 대한 폭행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년 동안 양 회장의 계열사에서 신고가 제기되지 않아 관할 노동관서의 근로감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감독은 신고나 민원 제기, 언론 보도 등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무작위로 대상을 정하지는 않아 보통 기업은 상당 기간 근로감독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용득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양 회장의 계열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기간을 연장한 만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이번 감독을 계기로 기업 내 폭행 등 강압적 노무관리도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