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서울에 올 해 첫눈이 왔지만, 청와대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직을 유지할 것으로 파악됐다.
야권에선 과거 탁 행정관이 사의를 표하자 청와대가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입장을 내놨던 점을 들어 사퇴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5일 "첫눈이 올 때쯤 일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아직도 탁 행정관이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당장 준비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탁 행정관이 계속 관련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사람을 쓰고, 안 쓰고는 대통령의 필요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탁 행정관 본인도 사의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탁 행정관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가을에 남북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으니 그 때까지만이라도 일해 달라.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뜻을 전달했었다.
청와대가 국가 주요 행사에 대한 탁 행정관의 '기획 능력'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탁 행정관에게 '3.1운동 100주년 기념식' 때도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야당의 반발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전날 서울에 첫눈이 내리자 "첫 눈이 내리면 놓아준다던 청와대 쇼 기획자는 어떻게 처리할 지 우리 한 번 지켜보자"고 했다. 같은 당 배현진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오늘을 기다렸다"며 "부디 이 정권이 한 공연기획자의 손에 연명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도 "첫눈이 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며 "이제 그만 그를 놓아주자"고 탁 행정관을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