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통신 대란'으로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이 이틀째 불편을 겪고 있다.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PC방은 'KT 인터넷 문제로 인해 PC방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종이를 붙이고 문을 걸어 잠궜다.
서대문구의 음식점과 카페 등은 현금결제와 계좌이체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영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현금이 없는 손님이 계좌이체를 하느라 카운터 앞에서 줄이 길게 이어지기도 하고, 일부 손님들은 아예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카페 매니저 김나영(34)씨는 "현금을 안 들고 다니시는 분들도 워낙 많고 KT를 쓰시는 분들은 아예 계좌이체 자체도 안 돼서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손님이 계좌이체가 잘 됐는지 확인을 원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가 사장이 아니니까 사장님과 직접 전화통화를 해야 해서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도 설명했다.
인근 다른 카페에서는 결제뿐 아니라 포인트 적립과 현금영수증 발급이 안 돼 추후 적립을 돕기 위해 결제 정보를 수기로 일일이 기록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오혜지(27)씨는 "결제도 결제지만 독서실도 아니고 음악도 못 틀고 와이파이도 안 되고 있다"며 "그냥 가시는 손님도 많고 불편이 크다"고 했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헌혈의집에서는 문진이 지연돼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헌혈을 위해서는 헌혈자의 정보를 조회해서 채혈이 가능한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조회를 위한 인터넷이 먹통이기 때문이다.
헌혈의집 관계자는 "헌혈자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지역 센터에 정보를 문의한 후에 채혈을 진행하고 있다"며 "업무가 원활히 안 돼서 전체적으로 시간이 너무 지연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인근 편의점들도 손님이 크게 줄어 울상이다.
편의점 점주 한영광(47)씨는 "현금결제만 하고 다른 서비스는 하나도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손님들이 직접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로 불편이 많다"며 울상을 지었다.
경찰은 KT 아현지사 화재에 대한 1차 합동감식을 진행한 결과, 통신구 약 79m 가량이 화재로 소실되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