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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화재, 후진국형 카드결제 마비...정상화 2~3일 소요될 듯

금융/증시

    KT화재, 후진국형 카드결제 마비...정상화 2~3일 소요될 듯

    카드사 결제대란, 대안 강구 중
    은행 ATM, 증권사도 곳곳에서 장애

     

    24일 서울 서대문구 KT아현국사 화재에 따른 통신 마비로 서울 서북부 지역의 금융 서비스도 순식간에 마비가 됐다.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사들과 금융당국은 통신 우회 등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KT는 25일이나 늦어도 26일까지는 정상 복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카드사와 은행 등 금융기관은 결제 시스템이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앞으로도 2~3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 ‘결제대란’... 대안 강구 중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통신 먹통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카드 결제였다. 카드 결제 과정에서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가맹점은 여지 없이 결제가 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카드 결제를 하면 가게의 카드 단말기는 결제 정보를 결제대행업체(VAN 밴사)로 보내고,밴사는 이 정보를 다시 카드사로 보내 카드사가 해당 결제를 승인한다.

    이때 결제망으로 KT 회선을 이용하는 카드 가맹점은 가맹점에서 밴사로 결제 정보를 보내는 것부터 먹통이 됐다. 다만 밴사와 카드사 사이엔 대부분 복수 사업자의 통신망이 이용되기 때문에 결제에 문제가 없었다.

    이 때문에 KT 회선만 이용하는 중소형가맹점의 경우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 대형 가맹점의 경우엔 여러 통신사의 망을 이용하는 등 우회 결제 수단을 갖췄고 있었지만 중소 가맹점은 통신망 유지비용 상 문제로 한 통신사만 연결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BC카드는 피해 예상 지역(서울 서대문구, 중구, 용산구, 마포구, 은평구, 경기 고양시 일부) 내 결제 실적이 있는 모든 가맹점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우회 결제 방법을 안내했다.

    일단 밴사들은 대부분 KT에서 SK텔레콤이나 LGU+ 등 다른 통신사망으로 회선 전환을 마쳤다.

    금융위는 "중소형 가맹점의 결제 통신망은 복구를 추진 중"이라며 "KT가 무선 카드단말기를 제공해 대체 결제가 이뤄지도록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정확한 사태 파악조차 못한 상황이다. 가맹점-밴사를 거쳐 최종 결제 정보만 제공받기 때문에 통신 장애로 해당 가맹점의 결제 자체가 먹통이 된 것인지, 밴사에서 정보가 넘어오지 않은 것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삼성SDS 데이터 센터 화재가 발생한 이후 카드사뿐만 아니라 왠만한 금융사들은 모두 전산 비상체계인 ER시스템을 갖춰 화재와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그런데 이번에 국가기간통신망인 KT가 화재로 속수무책인 상황이 됐다"며 "정부와 KT가 비상 보조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 ATM, 증권사도 곳곳에서 장애

    은행의 경우 KT아현지사를 통해 서비스가 이뤄지는 자동입출금기(ATM)가 문제였다.

    회선을 이중으로 쓰는 은행은 사고 발생 직후 곧바로 KT 회선에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의 망으로 전환이 완료돼 큰 문제 없이 ATM 이용이 가능했지만, 그렇지 않은 은행은 ATM이 먹통이 되면서 이용이 제한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마포, 서대문, 은평 등지에서 서비스가 중단된 ATM은 4개 은행 179대로 집계됐다. 또 3개 은행의 영업점 64개 전용회선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특히 한 은행은 상담센터 업무와 자동응답시스템(ARS) 인증이 먹통이 되면서 인터넷뱅킹을 통한 자금 이체가 일부 제한됐다.

    이들 은행은 대체 회선으로 복구하고, 다른 ATM 위치를 안내하는 조처를 했다고 금융위에 보고했다.

    이 밖에 일부 증권사의 홈페이지, ATM, ARS에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현재 KT와 협조해 서비스 복구가 진행 중이다.

    금융위는 이날 최종구 위원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인터넷뱅킹과 카드결제 등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신속한 복구를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감독원, 금융권 협회, 은행, 카드사 등과 긴밀히 협력해 국민들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신속히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사 관계자는 "정부와 KT가 오늘(25일) 밤 늦게나 아니면 늦어도 내일(26일)까지는 원상 복구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KT 통신망이 25일 오후 6시 현재 인터넷은 97%, 무선은 67%가 복구됐다고 하지만, 주로 개인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용은 상황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알 수가 없어서 완전 복구 후 즉시 금융결제가 이뤄지기까지는 아무래도 2~3일은 걸리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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