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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은 다시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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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현은 다시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까요?

    '벌써 4년 전'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남자 농구 대표팀 김종규(왼쪽부터), 이종현, 오세근, 김주성이 시상식에서 기뻐하는 모습.(사진=KBL)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센터 이종현(24·203cm)은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2016년 이후 대표팀에서 제외된 이종현의 복귀는 개인이나 한국 농구를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이종현은 고려대 시절 대학 무대를 평정했다. 신장도 신장이지만 양 팔을 벌린 '윙스팬'이 223cm로 역대 최장신인 전주 KCC 하승진(223cm)의 225cm와 맞먹는다. 엄청난 위압감으로 대학에서 이종현을 막을 선수가 별로 없었다.

    입학 예정으로 이종현이 뛰었던 2012년 농구대잔치에서 고려대는 최강 상무를 누르고 우승할 정도였다. 프로가 주축이 된 상무는 당시 공식 경기 108연승을 달렸지만 이종현이 가세하며 이승현(197cm·현 상무)과 트윈타워를 이룬 고려대에 우승컵을 내줬다.

    대학교 1학년부터 국가대표에 발탁된 이종현은 2학년이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때 병역 헤택을 받은 이종현의 앞날은 창창하게만 보였다.

    이종현은 현대모비스에 1순위로 지명돼 2016-2017시즌 22경기 10.5점 8리바운드 2블록슛을 가록하며 무난하게 데뷔했다. 명장 유재학 감독과 국가대표 시절에 이어 만나게 돼 성장이 기대됐다. 지난 시즌도 10.5점 6.2리바운드 1.6블록슛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왼쪽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이때 국가대표에서도 빠지게 됐다. 올 시즌 이종현은 7.4점 5.3리바운드 1.4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해야 하지만 정체, 혹은 살짝 퇴보하는 모양새다.

    이종현이 고려대 시절 KBL 루키와 대학 올스타의 친선 경기에서 덩크를 꽂는 모습.(사진=KBL)

     

    일단 이종현의 기록 하락은 팀 구성원 변화와 관계가 있다. 리그 최고 선수로 꼽히는 귀화 선수 라건아(199cm)의 가세로 출전 시간이 줄어든 영향이다. 첫 시즌 30분, 지난 시즌 28분 정도였던 출전 시간이 올 시즌은 20분을 간신히 넘는다.

    대학 시절까지 적수가 없던 이종현이 KBL에 와서 벽에 부딪힌 탓도 있다. 자신보다 신장이 작아도 엄청난 탄력으로 블록슛을 해대는 외국 선수들이다. 그러다 보니 이종현이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재학 감독은 "이종현이 자신의 무기를 갖추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대성처럼 개인 훈련을 더해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감독은 "이종현이 미들슛을 장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그러면 다시 국가대표에 뽑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종현은 모처럼 많이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라건아가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대표팀에 차출된 것. 역설적이게도 이종현이 국가대표로 뽑히지 않아서 생긴 기회다.

    이종현은 여기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24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일단 19분41초를 뛰며 11점 4리바운드로 예열했고, 25일 창원 LG와 원정에서는 31분을 넘게 뛰며 20점 6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팀 7연승을 이끌었다. 앞선 2경기 4점씩에 그친 아쉬움을 날렸다.

    '외인도 두렵지 않다' 현대모비스 이종현이 25일 LG와 원정에서 제임스 메이스의 수비를 넘어 훅슛을 시도하고 있다.(창원=KBL)

     

    유 감독도 "이종현이 모처럼 활약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충고를 잊지 않았다. 유 감독은 "그러나 기복이 있는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면서 "경기 후 이종현에게 그걸 얘기했더니 '줄이겠다'고 했는데 '줄이는 게 아니라 없애라'고 했다"고 말했다.

    본인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이종현은 "그동안은 자신감이 떨어져 나 자신에게 많이 화가 났다"면서 "감독님이 말한 것처럼 기복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이종현은 "대성이 형처럼 개인 훈련을 하면 좋지만 몸이 따라오지 못했다"면서 "외국 선수들을 맡는 일이 엄청나게 힘들기 때문에 눕기 바빴다"고 했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데 대한 고민도 있고 현실도 인정한다. 이종현은 "만약 내가 기복없이 꾸준히 잘한다면 여기에 있겠어요?"라고 반문하며 "아직 3년차인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2016년 이후 2년 동안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들을 계기로 다시 일어서려 한다. 이종현은 "감독님이 오늘 경기를 약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시더라"면서 "이 경기의 감각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이종현은 정확한 미들슛과 과감한 골밑슛 등 적극적인 공격성이 돋보였다.

    이종현은 "다시 국가대표로 뽑히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당연하죠"라면서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라 언제나 가고 싶다"며 웃었다. 이종현이 다시 태극마크를 다는 날 개인도 한층 더 성장하고 한국 농구의 미래도 더 밝아질 수 있을 터. 과연 이종현이 언제 다시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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