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대원 등이 통신구 화재현장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여야는 26일 KT아현지사 화재와 관련 정부와 기업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하고, 대책마련과 함께 제도 개선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영민 장관을 불러 긴급현안보고를 받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야당은 이자리에서 2014년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정부 통신 시설 공격 등 '내란음모죄'와 연관지으면서 '정부의 안전불감증'을 집중 질타했다.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통신은 국가기간산업이고 전시나 테러시 1순위 대상이다. '이석기 사건'에서 분명히 혜화전화국, 평택유류저장고 등이 다 나왔다"면서 "그런데도 대비를 안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최 의원은 "세월호 7시간이 가지고 몇 달을 이렇게 얼마나 했느냐"며 "화재가 당일 오전 11시 조금 넘어서 일어났는데 지금 한 게 뭐가 있느냐, 그리고 9시에 국가안보실장 주재 영상회의를 개최했다는데 어떤 내용을 다루었는지 제시하라"며 정부의 대처미흡을 재차 부각했다.
이어 같은당 박대출 의원도 "과기부가 너무 소극적인 대응을 했다는 안일함에 가슴이 답답할 정도"라며 "아마 이 사건이 테러였고 (아현지사가)D등급이 아닌 A등급이었다면 서울은 한순간에 석기시대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 장관은 "KT아현지사는 D등급이어서 군이나 구 등 일부 지역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그런데 이번 경우 KT가 최근에 국사 효율화를 통해 인근 지사에서 많은 걸 아현에 집중시키면서 오바케퍼였다"고 시스템상 잘못된 점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오늘 오후에 통신3사 CEO와 긴급회의를 소집한 상태고 거기서 여러가지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국민 생활에 많은 불편을 끼친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밝혔다.
한편 여당 의원들은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KT의 비용절감과 통신 공공성 훼손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KT가 민영화 후 통신의 공공성보다는 수익의 극대화라는 개념으로가면서 장비를 집중시키는 문제가 있었고, 과기부는 이에 둔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런 재난이 생긴 것"이라며 "재발방지 대책을 단기적으로 접근하지 마시고 멀리 보고 종합적으로 접근해달라"고 주문했다.
같은당 변재일 의원은 "국가 간 통화도 스와프하는 시대에 사업자간 우회망을 서로 연대할 수 있는 대책이 없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이에 유 장관은 "비상시 3사가 공동으로 망을 공유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