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가 26일 유류세 인하로 인해 줄어든 세수를 채울 방안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또 다시 파행됐다.
예산의 구체적 삭감액을 산정하는 조정소위가 뒤늦게 출발한 데 이어 파행을 거듭하면서 안 그래도 부족한 심사 시간이 더 부족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날 소위가 파행된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수결손 4조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국민에게 밝혀야한다"면서 "세수결손 대책에 대한 정부 보고가 있을 때까지 심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소위 시작 첫날부터 여야가 함께 강력 요구한 세수결손 충당방안에 대해 기재부가 금일 제시한 대안이라는 것은 고작 지난 4일간 소위의결 결과인 세출삭감 총액이 전부였다"며 "결국 정부가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한 것은 단 한 가지도 없고 오로지 국회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적자국채발행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또 장 의원은 이날 소위에서 심사한 산림청의 남북산림협력 예산과 관련 "정부가 스스로 불시급성을 인정해서 16억을 삭감하겠다고 이야기 한 것을 민주당 간사가 거의 산림청장 협박 수준으로 예산삭감을 막았다"며 민주당의 행태도 비판했다.
남북산림협력 예산은 북한에 가져갈 양묘를 기르는 산림협력센터를 새로 건설하는 사업비로 총 69억여원 책정됐다.
이를 깎으려는 야당의 압박에 못이긴 김재현 청장은 "16억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에 민주당 조정식 예결위 간사는 "어떻게 16억 덜컥 안하겠다고 할 수 있느냐, 안 된다"며 이를 막아서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국당 등 야당의 반발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결위 위원들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이유가 없는 고의적 파행"이라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위원장이 중재 중이었는데 일방적으로 회의장을 퇴장했다"며 "고의적으로 예산심사 거부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위 심사기간이 4일밖에 안남았는데, 파행으로 몰고간 것은 너무나 안타깝고 도대체 법정 기한내에 예산심사 처리하겠다는 뜻을 한국당이 갖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예산소위 복귀를 촉구했다.
또 조 의원은 "정부가 세수결손에 대한 대책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세수결손에 대해 대안을 내놓기 위해선 세액조정안이 확정돼야 하고, 세출 수준의 윤곽과 국채발행 여부 등 종합적으로 소소위 단계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예결위 소위 논의가 마무리 돼야만 세수결손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같은당 박홍근 의원은 "한국당이 사용하는 세수결손이란 표현도 잘못됐다"며 "세수결손이 아닌 세입변동일 뿐"이라며 "정부대책에 따라 4조원 중 3조원 가량은 국세를 지방세로 나눠주는 것이고, 나머지 1조는 유류세 인하로 유가 하락 혜택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