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자료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롯데그룹이 유통과 유화중심으로의 사업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석방된 직후인 지난달 10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410만주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386만주를 매입하며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 유화사들을 롯데지주에 편입했다.
이를 통해 그룹의 지주체제를 안정화시키고 유통과 식음료에 편중됐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유통과 식음료제조, 석유화학으로 다양화시키는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었다.
신동빈 회장이 구속에서 석방된 뒤 시작된 사업구조조정은 최근 들어 더욱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롯데그룹은 27일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을 추진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금융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금융사 처분보다는 롯데그룹의 사업구조조정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금산분리를 위해 어쩔수 없이 금융사를 정리해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신동빈 회장이 새로운 롯데를 염두에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구조의 재정립의 퍼즐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신 회장은 유통과 식음료 중심의 그룹 먹거리가 지나치게 단순할 뿐아니라 급변하는 국제기업환경에도 취약한 구조란 문제의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매각을 위해 매각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으며 두 회사가 매각되는대로 그룹이 보유한 또다른 금융계열사인 롯데캐피탈 매각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그룹 산하의 두개 물류회사는 통폐합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27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이사회에서 내년 3월1일까지 합병할 것을 결의했다. 존속법인은 롯데글로벌로지스, 소멸법인은 롯데로지스틱스이며, 합병비율은 1:16.35이다. 합병신주는 총 10,685,305주이며, 새로운 사명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국내의 유통, 식품, 제조 등 다양한 업종에서 물류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지닌 롯데로지스틱스와 고성장 시장인 택배 사업 및 해외 12개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사업에 강점이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통합을 통해 해외현지 물류, 포워딩, 국내 내륙수송, 창고운영 및 라스트마일 배송까지 이어지는 물류 전체 영역에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기업매각과 합병, 해외투자 등 큼직큼직한 경영결정을 잇따라 내리면서 롯데그룹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