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쪼개기 후원금' 등 편향적 정치성향으로 자격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후보가 과거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횡령 의혹에도 연루됐던 것으로 드러나 이번에는 '도덕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27일 경기신보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신보 임원추천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최종 두 명을 경기도에 추천했다. 1순위는 경기도 산하기관 임원으로 있는 이모씨였다.
이재명 지사의 선택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1순위 추천자인 이씨의 과거 부적절한 행적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이씨가 몸담고 있던 기관에 대한 2012년 경기도 감사 결과에는 이씨의 비위 행위가 여럿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관에서 본부장을 맡았던 이씨는 공용차량을 2010년 4월부터 2년 가까이를 출퇴근용 등 사적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김문수 전 지사에 대한 '쪼개기 후원금'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인정돼 대기발령 기간(2011년 7월5일부터 2012년 2월15일까지)에도 평일은 물론 공휴일이나 휴일까지 공용차량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다 적발돼 빈축을 샀다.
당시 경기도는 이씨에 '감봉' 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기관의 예산 등 재정을 총괄했던 2006년 말 이씨는 횡령 의혹에도 연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가 진행했던 직원 피복 구매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한 경기도는 감사를 진행했다. 입찰을 거치지 않고 특정업체를 선정한 것은 물론 대금도 과다 지급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당시 기관 감사실 직원이었던 한 관계자는 "당시 감사실 직원이 (기관에서 옷을 구매했다는 매장에서) 똑같은 옷을 샀는데, (기관에서) 너무 비싸게 주고 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었다"며 "공금 횡령도 될 수 있는 사안이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실제로 검토를 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법은 공공기관이 특정업체를 밀어주거나 공금을 비자금으로 현금화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도의 감사 결과는 기관에 대한 단순 '주의' 조치가 전부였다. 횡령 의혹은 제쳐두고, 수의 계약으로 이뤄진 업체 선정 과정만 문제를 삼았던 것이다.
수사 의뢰까지 검토됐던 사안에 대해 사실상 별다른 조치 없이 수습된 셈이다. 이를 두고 경기도는 물론, 기관안에서도 무마 의혹이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상급 기관인 경기도에서 단순 주의로 감사결과가 내려왔기 때문에 산하기관으로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당시 김문수 지사와 기관 이사장, 이씨로 연결되는 커넥션에 대한 강한 의심을 나타냈다.
실제로 이후 이씨는 직원들에게 돈을 걷어 김 전 지사에게 후원금으로 전달한 '쪼개기 후원금'을 주도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을 정도로 '김문수 장학생'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이씨는 사무용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분할수의계약으로 또다른 특정 업체를 밀어주다 적발되 징계(견책)를 받기도 했다.
이런 이씨의 비위 행위들은 공직비리·부패 척결과 '공정한 경기도'라는 도정 운영 철학을 강조해온 이 지사에게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 지사측도 이씨의 이같은 비위 사실들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했고, 이 지사 역시 선뜻 도장을 찍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나 이씨는 이번 이사장 공모가 시작되기 전부터 내정됐다는 구설수를 탔다.
여기에 더해 김문수 전 지사 '쪼개기 후원금' 뿐만 아니라, 남경필 전 지사 때는 '남경필맨'으로 불릴 정도로 보수성향의 정치색이 짙었던 것으로 알려져,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내에서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염종현 대표의원은 "중진 의원들과 이번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이 지사에게도 민주당 지도부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사가 이씨에 대한 지명을 강행할 경우 의회 인사청문회의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같은당 민경선 정책위원장 역시 "민주당성이 강조되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는데, 과연 그 업무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정확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취재진은 이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이씨는 답변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