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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사이트] 화재·정전·해킹에 '속수무책'…5G가 무슨 소용

IT/과학

    [IT인사이트] 화재·정전·해킹에 '속수무책'…5G가 무슨 소용

    5G 전파송출 일주일 앞두고 KT통신국사 화재에 일상 '멈춤'
    AWS 서버장애에 국내 업체 줄줄이 '먹통'…피해 원인·보상·사과 '모르쇠'
    랜섬웨어 공격에 정부 부처·병원·철도 전산망 해킹 전 세계 '대혼란'
    초연결 내세운 CES2018 '스마트시티'도 폭우로 인한 정전에 '암흑'시티로
    최악의 재난 상황 상정해 통신망 비롯, 모든 기관 협업한 대비 절실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김연지의 IT 인사이트



    ◇ 임미현> 정치 경제 산업 등 우리 사회를 다양하게 들여다보는 시간, 오늘은 산업부 김연지 기자의 'IT 인사이트'입니다. 김 기자. 오늘은 어떤 뉴스를 가져왔나요?

    ◆ 김연지> 네, 지난 주말 서울 일대가 대혼란에 빠졌었죠. KT 한 통신국사에서 난 화재로 통신망을 이용한 모든 서비스가 끊겼는데요,

    ◇ 임미현> 전화도 인터넷도 안 되고 카드 결제도 안 되고 정말 난리였죠.

    ◆ 김연지> 네, 사실 이는 내년 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터진 사고인 만큼 통신망을 동맥으로 하는 초연결사회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화재였지만, 해킹, 정전, 시스템 오류 등 인터넷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이런 취약점은 도사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이런 통신 재난 사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짚어봤습니다.

    ◇ 임미현> 네, 늘 스마트폰, 인터넷을 쓰면서도 연결만 생각했지 '단절'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 김연지> 사실 기술 발전과 무관하게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고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관건은 이에 대한 대비가 얼마나 잘 돼 있냐는 거죠. KT 화재 피해가 컸던 건 통신망이 국가 핵심 인프라인데도, 소방시설이나 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데 있습니다.

    ◇ 임미현> 네 스프링클러나, 그런 것도 없었다면서요. 백업 시스템도 없었고요?

    ◆ 김연지> 현재 확인된 바로는 IoT 화재 감지기와 소화기말곤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구나, 불이 난 통신국사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D등급이었다는데요, 국사 등급은 A부터 D까지 4단계로 구분되는데, C등급까지는 백업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나 D등급은 단순 광케이블만 존재하고 백업 시스템은 없다고 합니다. 이 등급은 정부에서 정하는 것이고요.

    ◇ 임미현> 그나마 주말에 벌어졌으니 망정이지 평일에 불났으면 정말 전시상황 방불케 했을 거라는 얘기도 나와요.

    ◆ 김연지> 네 그랬다면 모든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사람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병원, 경찰서, 각종 기관 등 통신을 매개로 연결되는 모든 인프라가 마비됐을 겁니다.

     

    ◇ 임미현>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초연결 사회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경고한 셈이네요.

    ◆ 김연지> 네 사실 그전에도 경고는 많았습니다. 불이 나기 바로 이틀 전에,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곳에 기반을 둔 국내 업체들이 줄줄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 임미현> 아마존웹서비스, 그건 뭐죠?

    ◆ 김연지> 네 미국 아마존이 세운 대표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슨데요, 기존의 물리적인 서버나 데이터 센터보다 저렴하게 인터넷 기반 저장공간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나 서버룸 구축 및 운영비를 절감하려는 기업들이 이런 AWS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일종의 서버 임대 서비스라고 보면 되겠네요?

    ◆ 김연지> 네 맞습니다. 문제는 IT 업계의 클라우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건데요, AWS의 시스템 오류로 이곳 클라우드를 쓰고 있는 신한은행, 업비트 같은 금융 기관은 물론, 쿠팡, 배달의 민족, 여기어때 등 국내 업체들이 줄줄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 임미현> 복구가 더뎠던 건가요?

    ◆ 김연지> 접속 불가 시간은 약 2시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베이스 관리기 아마존 몫이다 보니, 업체의 모든 업무는 마비됐지만, 그저 아마존이 복구하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존은 사고 발생 뒤 7시간이 지나서야 시스템 오류였다고 공지하면서도 사과는 단 한마디 없었습니다.

    ◇ 임미현> 얘기 듣다 보니 작년 랜섬웨어 사태도 생각나는데요?

    ◆ 김연지> 네 지난해 5월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는 영국 병원과 독일 철도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등 단 며칠 만에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인프라를 망가뜨렸습니다. 또 한 달 뒤 발생한 페트야 랜섬웨어는 우크라이나 정부 주요 부처와 은행, 기업 등의 전산망을 해킹하면서 나라 전체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 임미현> 정말 KT 화재 때 대응으로 볼 때, 이때 우리나라도 주 타격 국가였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 김연지> 네 이런 범죄집단의 사이버테러까지 가지 않아도 기술 단절이란 취약점은 얼마든지 우리 일상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초 CES에 다녀왔는데, 여기서 첨단 기술보다 전시회장에서 발생한 정전 사태가 더 주목받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 임미현> 네, CES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말씀하시는 거죠? 기술 향연의 장에서 정전이 됐군요

    ◆ 김연지> 네 당시 폭우가 내리면서 약 30분 동안 전시회장이 암흑에 휩싸였는데요, 조명이나 음향 장치는 물론 모든 프레젠테이션이 꺼지고 똑똑한 인공지능도 벙어리가 되고, 로봇도 자율주행차도 모두 그 자리에서 멈췄습니다.

     

    ◇ 임미현> 최첨단 기술이 그저 폭우에 당한 건가요?

    ◆ 김연지> 네, 올해 CES 주제는 초연결성을 내세운 스마트시티였는데요, 5G를 타고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도시에서, 빅데이터로 학습·진화하는 AI가, 인간을 이해하고 알아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상생활을 직접 시연했습니다.

    또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예고했는데요, 자동 (운전) 모드에선 핸들이 아예 사라지고, 운전자가 졸기 시작하면 알아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정차까지 합니다.

    ◇ 임미현> 스마트시티, 지금 우리가 외치는 5G가 동맥이 되겠네요.

    ◆ 김연지>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첨단 기술이 초연결되는 스마트시티가 겨우 폭우 때문에 암흑으로 변하면서 인프라의 중요성과 관리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고한 겁니다. 결국 한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탄탄한 기반 시설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겁니다.

    더구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지금, 여전히 전원이 필수고 아직은 우리 삶이 전원으로부터 독립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것도 새삼 일깨운 셈입니다.

    ◇ 임미현> 이제 사흘 뒤면 5G 첫 전파 송출 아닌가요? 이런 상황에서 5G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 김연지> 네, 우리 모두가 누리는 기술이 편리해질수록 그간 기술 단절에는 큰 고민이 없었다는 점이 생생히 드러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재난 대응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그저 '세계 최초', '기술 선점'이라는 타이틀에만 주력하면서 각자가 개별 투자에만 집중하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합니다.

    이제라도 정부 주도로 전시 같은 최악의 재난 상태를 상정해 통신사는 물론 각 기관이 협업해 연결망을 제공한다면, 인프라 하나만 망가져도 엄청난 마비를 불러올 수 있는 초연결사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임미현>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 기자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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