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다큐 만들기 어려워지는 시대… MBC 다큐 '곰'의 의미

방송

    다큐 만들기 어려워지는 시대… MBC 다큐 '곰'의 의미

    [현장] MBC UHD 다큐멘터리 '곰' 기자 시사회
    대도서관 생방송 출연, 정해인 내레이터 섭외… 모두 '홍보' 때문
    "그림이 주는 감동, 더 공유될수록 세지는 '환경' 메시지가 결합하면 감동 돼"

    오는 12월 3일 밤 11시 10분에 첫 방송되는 MBC UHD 다큐멘터리 '곰' (사진=MBC 제공)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곤충, 위대한 본능' 등 MBC를 대표하는 수준급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인 김진만 PD 사단이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2년 동안 목숨 걸고 촬영한 것은 바로 곰이었다.

    오는 3일 첫 방송되는 MBC '곰'은 무한한 매력과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인간의 친구 곰을 소재로 한 5부작 다큐멘터리다. 필요한 만큼, 아주 많은 카메라를 쓸 수 있었다는 촬영감독의 말처럼 훌륭한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애썼다. 자연과 환경 다큐의 대가 김진만 PD 사단이 꾸준히 말해 온 '환경 보호'와 '동물과 인간의 공존'이란 메시지도 들어 있다.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골든마우스 홀에서 MBC UHD 다큐멘터리 '곰'의 기자 시사회 겸 간담회가 열렸다. 서인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이날 행사에는 김진만 PD, 송관섭 PD, 조철영 PD, 최정길 촬영감독이 참석했다. 우선, 총 5부작으로 구성된 '곰' 각 편을 요약한 40분짜리 영상을 함께 봤다. 이후 기자 간담회가 이어졌다.

    "'곰' 다큐에 관심 갖고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넨 김진만 PD는 "곰을 공부하면서 곰이 얼마나 생태적으로나 인문적으로나 매력있는지 알았다. 세계 어디든 곰이 사람이 되고 사람이 곰이 되는 신화가 존재한다. 왜 사람들은 곰과 같이 살고, 곰을 믿는 종교까지 있을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는 많은 부분이 현장에서 정해진다. 어떤 방향을 세우고 갔더라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찍고 싶은 대상이 있더라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사람이 쳐 놓은 올무에 걸린 어미곰을 좇았던 송관섭 PD는 올해 3월부터 지리산에서 지내야 했다.

    어미곰 얼굴 보기까지 보름, 새끼곰 얼굴 보기까지 보름, 그 새끼곰이 나무굴 밖으로 빠져 나오기까지 한 달, 방송에서는 몇 분 나가는 그 장면을 위해 무려 두 달이 걸렸기 때문이다.

    처음 올무곰을 봤을 때 소감을 묻자 송 PD는 "제 딸이 나왔을 때처럼 기뻤다. 기다렸던 친구를 만난 거니까. 다큐 PD 입장에서 쟤를 찍고 싶은데,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고, 그 소망이 이뤄져 희열을 느꼈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골든마우스 홀에서 열린 기자 시사회 겸 간담회에서 '곰'의 김진만 PD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MBC 제공)

     

    다큐 제작에 더 소극적으로 변하는 업계 상황에서도 김진만 PD 사단이 자연 다큐를 꾸준히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큐 촬영이 힘들어요. 지원 문제도 있고, 다른 콘텐츠와의 경쟁도 심하고, 지상파도 다큐 만드는 데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그래도 환경에 대해 욕심 내며 하는 이유는… UHD라는 그림과 환경이라는 메시지와 결합하면 감동이 됩니다. 환경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고 그게 바래는 게 아니라 공유할수록 가치가 세지니까, 이게 다큐가 가야 할 길 중 하나죠. UHD 방송도 어렵지만 공영방송에서 안 할 수 없으니까 해야 하고요." _ 김진만 PD

    제작 기간 2년, 총 5천여 시간, 제작 분량 3테라바이트 등 '곰'이 세운 기록은 어마어마하다. 제작진의 노고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곰'이 더 많은 시청자에게 가닿아야 더 분명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인지 김 PD는 '홍보'와 '반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김 PD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올해 최고의 대세로 꼽히는 배우 정해인을 내레이터로 섭외한 이유 역시 '홍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인기 있는 배우를 쓰는 건, 역시 홍보 때문이다. (오늘 자리에) 정해인 씨가 왔으면 더 많은 기자분들이 왔을 텐데 안타깝게 일정 때문에 지금 저희가 앉아있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이 ('곰'에) 최선을 다했는데 반향이 있다면 제작진도 다시 뭔가를 해 보자, 하고 힘이 생기겠지만 반향이 없다면 (제작 부서가 아닌) 다른 국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뼈 있는 말도 덧붙였다.

    앞서 김진만 PD와 조철영 PD는 지난 24일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의 생방송에 출연해 촬영 뒷이야기 등을 공개해 다큐멘터리 '곰'을 적극적으로 알린 바 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 시청을 독려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MBC UHD 다큐멘터리 '곰'은 총 5부작으로 이뤄져 있다. 프롤로그 '곰의 세상으로'는 오는 12월 3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1부 '곰의 땅'은 내년 1월 28일, 2부 '왕의 몰락'은 내년 2월 4일, 3부 '공존의 꿈'은 내년 2월 11일, 에필로그 '곰에게서 배우다'는 내년 2월 18일에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 시각은 모두 밤 11시 10분이다.

    다큐멘터리 '곰'의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정해인. 아래는 지난 24일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의 생방송에 출연한 '곰' 제작진 모습. 왼쪽부터 대도서관, 김진만 PD, 정철영 PD (사진=MBC 제공)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