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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앞두고 '당원권 논란' 확산

국회/정당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앞두고 '당원권 논란' 확산

    원대선거, ‘당원권 정지’ 투표권 형평성 논란
    당내 기소된 14명 중 9명 잔류파
    김병준 조치 거부에 초재선 강력 반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다음달 10일경으로 예정된 가운데 ‘당원권 정지’ 논란이 당내 계파 간 전면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2표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현행 당규에 의해 투표권이 박탈된 의원들이 대부분 친박(친박근혜)계 또는 잔류파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검찰 기소만으로도 당원권이 정지되는 현행 당규(윤리위 규정 22조)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며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시에 최소한 형평성 차원에서 모든 의원들에게 당규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한국당 소속 의원 중 기소된 의원은 총 14명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기소로 인해 당원권이 정지된 현역 의원은 총 9명으로 잔류파에선 원유철‧최경환‧홍문종‧김재원‧이우현‧이현재‧엄용수 등 7명, 복당파 및 비박계는 권성동‧염동열 의원 등 2명이다. 기소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에서 복당 등 사유로 홍준표 전 대표 시절 ‘당원권 정지’ 해제 조치를 받은 의원은 총 5명으로 복당파에선 이군현‧황영철‧홍일표, 잔류파에선 김한표‧이완영 의원 등이다.

    문제는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각 계파들이 본격 표계산에 들어가면서 당규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당원권이 정지된 의원은 잔류파(7명)가 복당파(2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앞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8월 23일 ‘당원권 정지’ 조항에 대해 “당규가 엄격하게 돼 있다”며 “당 윤리위를 재구성 후 이 문제를 검토해 의견을 낼 것”이라고 개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밖에 초선모임 등에서 당규 개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지적했다.

    이 와중에 김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오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당규 개정을 선거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이 당규 개정에 적극 나서지 않는 등 우회적인 방식으로 원내대표 선거에서 특정 계파에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초선모임 "당원권, 전원 풀거나 묶어야"

    초선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양수 의원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초선모임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내용을 전달했다.

    이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기소된 의원 가운데 당원권이 정지된 경우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원내대표 경선 전 형평성 차원에서 초선모임 참석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면서 “기소된 의원 전원에 대해 당원권을 정지하든지, 당원권을 모두 회복시켜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 선거일도 원칙대로 김성태 원내대표의 임기(다음달 12일) 전에 실시해야 한다는 점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내년도 예산안 통과와 고용세습 국정조사 일정 등을 이유로 원내대표 선거일을 일주일 가량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 개정의 물리적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초선의원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당원권 정지’ 규정을 둘러싼 신경전 이면에는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복당파와 잔류파 또는 친박계와 비박계 간 계파갈등이 잠복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당 지도부 주장대로 현재 상태로 원내대표 선거를 치를 경우, 기소된 14명(잔류파 9명‧복당파 5명) 중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없는 의원은 복당파는 2명에 불과하지만 잔류파는 7명이나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초선의원들의 요구대로 현행 당규를 일률 적용,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을 정지시키면 복당파 5명과 잔류파 9명이 투표권을 잃게 되면서 격차가 줄어들어 잔류파가 유리해진다.

    기소된 의원 전원의 당원권을 회복시켜 줄 경우에는 잔류파에선 9명이, 복당파에선 5명이 투표권을 얻게 돼 잔류파에 불리했던 원내대표 선거 구도가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의총에서는 잔류파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에서도 초선의원들과 대동소이한 내용의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평성' 요구 목소리 커져…바른미래 복당설 '도화선'

    김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 등은 이날 비공개 의총 후 초선모임 의견을 전달한 이 의원에게 강력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투표권 관련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에는 계파를 떠나 대부분 의원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잔류파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의총이 마무리 되고 의원들이 자리를 뜰 때 큰 소리가 나서 그쪽을 쳐다보니 김 원내대표와 함 정책위의장이 이 의원을 둘러싸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있었다”며 “이 의원이 원내대표 임기와 당원권 정지 등 원칙을 지키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 뿐인데 왜 그리 반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당파 소속 초선의원도 “바른정당 시절에 기소가 됐지만 복당하면서 당원권이 회복된 의원들은 사실 홍 전 대표 시절에 ‘당원권 회복’을 조건으로 입당한 것”이라면서도 “투표권에 있어 똑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하는 측면에서 잔류파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바른미래당 소속 일부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설'도 계파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잔류파로 당권 출마를 검토 중인 정우택 의원은 지난 28일 한국당 비대위·중진연석회의에서 "바른미래당 5∼6명이 기습 복당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김 비대위원장은 바른미래당에서 한국당으로 복당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있지만, 선거와 맞물려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선거 이후로 미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당파가 표면적으로는 예산안 일정을 이유로 원내대표 선거 연기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과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을 선거 전에 복당시켜 세(勢) 불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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