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우리나라와 비슷한 아픔을 겪은 아르헨티나의 민주화 운동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첫 일정으로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군부독재 시절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 민주화가족운동실천협의회(민가협)와 비슷하게 반독재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자식들을 잃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아르헨티나 '5월광장 어머니회' 관계자들의 손을 맞잡고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5월광장 어머니회 관계자들이 가슴에 단 희쟁자 추모 배지를 바라보며 "한국에도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분들의 어머니 모임이 있다. 따님을 가슴에 품고 사시는 군요"라고 위로했다.
국립역사기념공원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에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자 부에노스아이레스시(市) 북쪽 라플라타 강변에 조성됐다. 당시 희생자는 약 3만명으로 추산된다.
문 대통령은 5월 광장 어머니회 관계자들에게 한국 민가협이 전해준 선물과 직접 준비한 나비 브로치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군부독재에 항거하다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과 나이 등이 세겨진 추모비를 따라 걸으며 안내를 맡은 호크바움 국립역사기념공원장에게 "지금도 실종자들이 추가로 발견되면 벽에 이름을 추가합니까"라고 물으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또 " 지금도 가해자들이 추가로 밝혀지면 가해자들을 처벌합니까?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이뤄집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호크바움 공원장은 "지금도 가해자들을 색출하고 처벌을 강구하고 있다"며 "현재 2400명의 가해자들을 처벌했고 1200명이 구속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혹시 사회 화합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그만하자고 하는 요구들은 없나?"라고 묻자, 호크바움 공원장은 "아직도 시민사회는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는 인권유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