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 공동조사가 시작된 30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오른쪽부터),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박순자 국회국토교통위원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등이 열차를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남북 공동 조사열차 출무신고 하겠습니다. 내빈께 인사, 안!전! 바로. 102열차 출무신고, 기관사 김재균, 기관사 박준만, 기관차 번호 7482호, 현차 6량, 환산 5량, 열차량 8량 5부, 도 라산역에서 판문역까지 7.3km 열차 안전운행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빈께 인사, 안!전!"
"1002호 열차 발차!"
기관사의 힘찬 '출무신고'와 함께 남북 철도공동조사에 참여하는 우리측 조사 열차가 30일 오전 9시 5분 파주 도라산사역을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
끊어진 남북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기초 조사의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남북은 이날부터 18일에 걸쳐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약 400km)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약800km)을 공동으로 조사한다.
조사 기간동안 북한 내에서 우리 열차의 이동 거리는 2600k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열차가 북측 철로를 달리는 것은 도라산역과 북한 판문역을 오가던 화물열차가 지난 2008년 11월 28일 운행을 중단한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동해선 구간을 우리 열차가 운행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날 오전 북측으로 올라간 우리 열차는 기관차 1량과 발전차와 유조차, 객차, 침대차, 침식차, 유개화차(물차) 등 열차 6량을 포함해 모두 7대다. 북한 판문역에서 우리 기관차는 바로 귀환하고, 나머지 열차들은 북측 기관차에 연결되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된다.
◇ 도라산역에서 공식 환송행사출발에 앞서 도라산역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서호 청와대 통일비서관, 국회 국토위원회 박순자 위원장, 남북경협특위 김경협 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오영식 코레일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조사단과 열차를 환송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 6시 30분 서울역을 출발한 조사 열차는 8시 10분쯤 도라산역에 도착했다. 이어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열린 환송행사에서 황성규 국토부 철도국장은 "28명의 조사단은 민관 최고의 전문가들로, 궤도와 시설, 건축, 신호, 통신 등 각 분야에 대해 북측 전문가들과 성실하게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추후 공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철도 연결 및 현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추진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황성규 국장은 "철도 공동조사는 남북 경협 사업 중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협조하게 추진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순자 위원장은 "단순히 철도를 연결하는 것 뿐 아니라 대한민국 안에서만 갇혀있다가 북한을 넘어 유라시아까지 뻗어갈 수 있는 회가 온 것이고 유라시아 대륙 철도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며 "대륙 철도의 출발역과 종착역이 되도록 철저하게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정부는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한대로 연내에 착공식을 개최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조사단원 여러분들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북한의 기차역들과 북녘의 산천을 방문하시게 돼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 건강과 안전에도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동영 대표는 "내년 8·15에는 동해선 또는 평양역을 지나 대륙으로 가는 철도를 찰 수 있게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