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공동조사단 남측대표단이 30일 오전 서울역을 출발하기전 신의주로 가는 표지판이 붙은 열차를 살펴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11년 전에는 오가는 열차 피해가며 조사했는데…"
30일 우리 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북한으로 올라가면서 남북은 경의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철도 공동조사에 돌입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경의선(개성~신의주)은 다음달 5일까지, 동해선(금강산~두만강)은 다음달 8일부터 17일까지 공동조사가 실시된다.
사실 철도 현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7년 12월에 경의선 북측 구간을 남북이 함께 조사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 다른 것이 있다면 동해선 북측 구간을 우리 열차가 처음으로 운행해본다는 것과 단지 조사에 끝나지 않고 연내 착공식을 거쳐 실제 철도 연결과 현대화 사업이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당시 조사에 참여했고, 이번에도 남측 공동조사단장을 맡은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이날 출발에 앞서 "11년 만에 다시 조사에 참여해 감회가 새롭고 오늘 이 기회는 남북 철도가 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추진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을 단원들과 함께 열심히 자세히 보고 오겠다"고 밝혔다.
임종일 단장은 "2007년에는 (우리측에서)15명이 조사에 참여했는데 북쪽의 겨울은 굉장히 추운데다 오가는 열차를 다 피해가며 조사를 하는 등 어려운 여건이었다"며 "그렇지만 북측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갖고 있는 철도에 대한 생각을 잘 얘기해줘서 오늘도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조사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 방식에 대해 임 단장은 "육안 검사와 휴대용 장비를 이용한 구조물 테스트가 이뤄지는데 조사단원들은 전문가들이라 육안으로도 시설 노후화 등을 대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얼마만큼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이런 것들이 잘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단에는 여성 조사원도 유일하게 1명 참여하고 있다.
궤도 전문가인 한영아 한국철도시설공단과장은 "여성 최초로 참여하게 돼 기쁘고 지금까지 참여했던 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북쪽은 여성 전문가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여성 궤도 분야가 참여자가 적은데, 이번 기회에 제가 처음으로 첫발을 밟는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조사열차를 북한 판문역까지 이끌고 간 김재균 기관사도 지난 2007년 5월 17일 남북 열차 첫 시험운행을 담당한 승무원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재균 기관사는 '출무 신고'에 앞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난 10년 동안 (남북 간에)열차가 안다녔는데 녹슨 철길의 녹이 제거되고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열차가 상시적으로 많이 운행돼 우리 겨레가 염원하는 통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경력 40년의 김 기관사는 "10년 전 경험과 노하우를 되새겨서 안전하고 정확하게 열차를 판문점까지 운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