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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가 열렸다. 5G 이동통신은 4G(LTE)보다 20배 빠르다. 5G 네트워크로 더 빠른 연결이 가능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이 모두 연결된 '스마트시티'가 실현될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지금까지 '5G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어 왔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KT 통신 대란을 계기로 초연결 사회 핵심 인프라로서의 통신망에 대한 안전과 책임도 약속했다.
1일 0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전파를 쏘아 올렸다.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6대 광역시 중심지에서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날부터 시작된 5G 서비스는 완성된 형태는 아니다. 5G를 이용하려면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 장치·동글)가 필요하다. 전체 라우터 물량은 이통 3사 통틀어 3000대 수준으로 적다. 초기 속도 역시 LTE보다 20~30% 개선된 수준에 그칠 예정이다.
이에 따라 5G는 서비스 초기 단말기와 전파 송출 지역 제한 등으로 인해 먼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고객은 일반용 5G 스마트기기가 출시되는 내년 3월에야 5G를 체감할 수 있다.
5G는 초광대역, 초저지연, 초연결성을 내세운다. 최대 전송 속도가 20Gbps로 4G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고, 지연 속도는 1ms로 LTE 대비 100분의 1로 줄어든다. IoT, AI, 자율주행차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프라다. UHD 초고화질 영상, VR·AR, 홀로그램 등과 결합한 실감형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올해가 5G 시대 원년이라면 내년은 5G 상용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해다. 5G 생태계 선점을 위해 국내 이통사는 물론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SK텔레콤은 국내 1호 5G 고객으로 자동차 부품 업체 '명화공업'과 손잡았다. AI와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제품 품질을 검증하는 '5G-AI 머신 비전'이 처음 도입된다. 생산설비 위 제품을 다각도로 촬영한 초고화질 사진은 5G 모바일 라우터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된다. 서버의 고성능 AI는 순식간에 사진을 판독해 제품 결함 여부를 확인한다.
산업용 5G 서비스는 모바일 라우터, 통신, 솔루션이 패키지로 제공된다. 이용료는 맞춤형 서비스 특성상 기업마다 다르다. SK텔레콤은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5G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농기계 제조업체와 함께 기계 내부에 모뎀을 부착하고 라우터를 통해 5G 신호를 수신,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계를 실험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스마트시티 등 도시와 각종 산업의 에너지 효율 및 생산성 확대를 위해서도 5G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고삐를 죄고 있다.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이른 10월부터 5G 네트워크 구축에 돌입한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를 최고 수준으로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네트워크 조기 구축을 위해 하루 평균 400여 명 이상의 네트워크 전문 인력을 현장에 투입, 서울과 인천, 대전, 부천, 고양, 광명, 하남 등 경기지역 11개 도시에 4100개의 5G 기지국 구축을 완료했다.
연말까지는 7000개 이상의 5G 기지국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5G 스마트폰 출시가 예상되는 내년 3월까지는 전국 광역시 주요 지역에도 5G 서비스 구역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날 데이터 전용 라우터(삼성 5G 모바일 핫스팟)와 '5G 휴대용 와이파이' 요금제를 출시한다. 5G 휴대용 와이파이 요금제는 월정액 5만 원(부가세 포함)에 10GB의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며, 가입 후 3개월 동안 이용 가능한 프로모션 상품이다.
5G 라우터와 요금제는 5G 전파 송출 및 각종 서비스의 테스트를 위해 출시한 상품으로, 기업고객에 B2B 용도로 판매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또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 3월께 5G 스마트폰과 관련 요금제를 함께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KT도 이날 과천 관제센터에서 5G 개통을 기념하는 내부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T는 "삼성전자, 시스코와 함께 개발한 CUPS(신호와 트래픽 분리구조) 기술을 적용한 5G 장비를 통해 자율주행, AR와 같은 고품질 5G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하겠다"며 안정성 있는 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KT는 5G 서비스 상용화를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도 당분간은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고의 완전복구를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통사들은 5G 시대 개막과 함께 "안전한 5G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KT 통신구 화재에서 드러난 망 관리의 취약성을 해결하는 게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최근 상황은 초연결사회의 위험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면서 "항상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보안 체계를 갖추겠다. 통신 인프라를 운용하는 사회적 책임을 잊지 말자"고 독려했다.
LG유플러스도 CEO가 직접 주관하는 사내 '품질안전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안전·보안 문제를 관리하기로 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는 일상생활에 정보 기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된 초연결 사회"라면서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는 훨씬 더 촘촘해져 인프라 혁명은 시작됐다. LG유플러스가 초연결 사회의 주역이 되자"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2025년에 전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14%가 5G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우리나라가 59%, 북미 49%, 일본 48%, 유럽 29%, 중국 28% 등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