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주요 은행들이 적금 금리를 발빠르게 인상하고 나섰다. 예금고객에게 이자를 더 주는 것이지만, 결국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 요인이어서 향후 대출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12월3일 가입자부터 31개 적금과 16개 정기예금의 금리를 0.1~0.3%포인트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위비Super 주거래 적금Ⅱ 최고 연 2.4%에서 최고 연 2.7% △우리 첫거래 감사적금 최고 연 3.0%에서 최고 연 3.2% △위비Super 주거래 예금Ⅱ 최고 연 2.1%에서 최고 연 2.4% 등으로 변동된다.
신한은행도 적립예금과 정기예금의 금리를 다음달 3일 가입 고객부터 0.1~0.3%포인트 인상 적용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온·오프라인 모든 채널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른 시중은행과 주요 은행들도 다음주 중 적금·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0.3%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12월6일자로 0.25%포인트 수준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이어 상품별로 순차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다음주 중 0.1~0.3%포인트 인상을 각각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12월1일부터 최대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다. 정기예금은 만기 상관없이 0.3%포인트, 6개월 만기 적금은 0.3%포인트, 1~3년 만기 적금은 0.5%포인트 각각 인상된다. 자동이체 신청시 0.2%포인트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따른 조치다. 은행들은 "서민들 재산 형성에 도움이 되기 위해"(우리은행), "고객에 대한 따뜻한 금융"(신한은행), "고객들께 높은 금리 혜택"(카카오뱅크)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수신금리를 인상하는 경우 예금주들에게 편익이 돌아가는 것은 분명하나, 한편으로는 대출금리로 대표되는 여신금리의 동반 인상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해줄 돈을 예금주들에게서 더 비싸게 빌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 대출 대부분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돼 있는데, 코픽스는 정기예적금, 주택부금, CD, 금융채 등의 조달비용을 반영해 산출한다.
은행연합회에서 가장 최근 공시한 코픽스는 이달 15일 것으로, 신규취급액기준과 잔액기준 모두 1.93%다. 둘다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다음달 공시될 코픽스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인상분이 반영돼 더 높아질 수 있다.
1년전 한은 기준금리가 1.5%로 0.25%포인트 오른 뒤 코픽스 금리가 급등한 바 있어, 이번 1.75%로의 기준금리 추가인상분이 다음달과 내년 1월 공시 코픽스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은행권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4.8%로, 연말·연초 5%대에 진입하는 경우 대출자들 이자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