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의회.
인천 기초의회 의원이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하고 있어 사퇴를 권고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며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2일 인천시 연수구의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유상균 의원은 연수구에서 민간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어린이집은 교사 10여명에 원생 100여명 규모로, 매년 정부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건물은 인천도시공사로부터 빌려 사용하고 있다. 유 의원은 1999년 8월 도시공사와 최초 임대차계약을 맺고 19년 동안 이곳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이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구의원에 당선됐음에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고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하고 있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연수구의회는 행정안전부가 올해 8월 '기초의회 의원은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을 근거로 유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권고했다.
그러면서 이달 27일 윤리특별위원회를 열고 유 의원에 대한 제명 여부를 논의했다.
이에 맞서 유 의원은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연수구의회가 자신을 제명하려 하자 최근 인천지방법원에 윤리특위 구성 무효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과 본안 소송을 함께 제기한 것이다.
유 의원은 행안부의 유권해석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연수구의회는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윤리특위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내년 2월 말 다시 열기로 했다.
연수구의회 관계자는 "지방의원이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의회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올해 12월 중에는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법원 판단이 나오는 대로 징계 여부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15일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해온 부산시 부산진구의회 소속 자유한국당 배영숙 의원이 제명됐고, 부산시 금정구의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태연 의원도 같은 이유로 의회 출석정지 10일 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