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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보복 의혹' 구리시, 국장들 파견에 과제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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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보복 의혹' 구리시, 국장들 파견에 과제 시켜

    화재 안전특별조사에 6~8급 요청했는데 4급 보내
    또 다른 국장은 골방 주고 7가지 과제 내줘

    안승남 구리시장. (사진=구리시 제공)

     

    안승남 경기도 구리시장이 취임 이후 전임 시장 측근들로 분류한 직원들에 대한 인사 보복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안 시장은 국장 4명 중 3명을 파견 보냈다. 이 가운데 6~8급으로 요청한 화재 안전특별조사에는 4급인 국장을 보내 현장을 돌리고 있다. 또 다른 국장에게는 골방을 내주고 과제를 시켜 모욕을 줬다는 주장이다.

    안 시장은 지난 7월 2일 취임사에서 "사랑하는 700여 명의 구리시 공직자 여러분, 어느 누구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서로에게 불신을 사고 분열하는 이기주의는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편 가르기, 줄서기 인사문화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안 시장은 이틀 뒤부터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4명의 국장(4급) 중 3명, 5급 과장 33명(현원) 중 21명, 6급 팀장 132명 중 78명이 각각 교체됐다. 특히 총무-인사-감사-기획예산-홍보 분야 국· 과장과 팀장 상당수가 물갈이됐다.

    국장 3명의 빈자리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채 소속 과장들이 대신하고 있다. 구리도시공사와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사장을 임명하지 않아 공석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A 국장은 지난 7월부터 올해 말까지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화재 안전특별조사반에 파견됐다. 경기도는 구리시가 4급인 A 국장을 보낸다고 하자 거절하고 6~8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예창섭 구리시 부시장이 직접 경기도에 요청하면서 파견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A 국장은 일선 시·군에서 파견된 유일한 서기관으로 6~8급 직원들과 똑같은 업무를 하며 현장 조사를 다니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구리시에서 국장을 보낸다고 해서 거절했었는데 예 부시장이 직접 요청하면서 받아들였다"면서 "A 국장은 지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른 직원들 못지않게 열심히 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B 국장은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업무와 무관한 경기농수산물도매공사로 보내졌다. 처음에는 방도 주지 않았다가 항의 끝에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방을 받을 수 있었다.

    B 국장은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사업 검토 과제'라는 제목으로 용역을 맡겨야 할 수 있을 법한 과제들도 받았다.

    과제 내용은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과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이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 미친 영향,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및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문제점과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 현대화사업과 비교 분석, ▲공영도매시장(32개) 현대화사업 우수사례 발굴 및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과 비교 분석,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방향 제시(사업비를 포함한 분야별 세부 추진계획을 구체적 작성 제출),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 현대화사업 추진에 따른 시장 종사자들의 민원 및 대책,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추진에 따른 도매법인 및 중도매인 등 유통종사자들의 역할 및 자세, ▲구리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추진 기간 중 물량 유치 및 사업 종류 후 물량 증대 방안 제시 등 7가지다.

    구리시청공무원노동조합 입장문.

     

    안 시장은 지난 10월 5일 노조와의 면담에서 '홍보미디어팀장을 외부 직위로 공모하기에 앞서 현재 무보직이 많은 6급 중에서 적임자를 물색해 달라'는 건의를 거절했다.

    또 비서실 사무관을 승진의결 후 1달 반 만에 6급 승진을 시키고 곧바로 보직을 부여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10월 22일 입장문을 통해 "조합원의 정서를 너무나 무시한 처사"라며 "89명의 6급 무보직 조합원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런 인사 행태는 정말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례적으로 노조원이 아닌 국장들에 대한 인사 문제도 꼬집었다. 노조는 "국장 무용론이 회자되는 가운데 대승적인 화합 차원에서 현재 세 자리나 공석인 국장 자리를 채워 조직의 안정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시장에게 바란다"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구리시 직원 C 씨는 "구리시가 유독 심한데 직원들은 이제 정권이 바뀌면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솔직히 말해서 국장들은 그만두라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시장은 취재진이 두차례에 걸쳐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했지만, 연락을 주지 않았다.

    대신, 예창섭 부시장은 인사 보복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경기도가 A 국장의 파견을 거절하자 직접 요청한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예창섭 부시장은 A 국장의 파견에 대해 "처음에 경기도에서 직급 불문으로 건축직 1명을 파견해 달라고 해서 A 국장을 보낸다고 했는데 나중에 일방적으로 6~8급으로 제한한 것"이라면서 "구리시에는 30~40명의 건축직 6~8급 직원이 있지만, 내부 회의를 통해 A 국장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B 국장의 과제에 대해서는 "관련 공문이 나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세부적인 과제는 자신이 내준 것이 아니고 어떻게 나간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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