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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부산 축구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올까

    부산이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산의 축구 열기는 뜨거웠다.

    대우 로얄즈라는 이름으로 1984년과 1987년, 1991년 K리그 정상에 섰다. 조광래를 비롯해 이태호, 정용환, 김주성, 변병주 등 호화멤버를 자랑했다. 1991년에는 21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1997년이 절정기였다. 샤샤와 마니치, 뚜레로 구성된 외국인 선수, 하석주, 정재권, 그리고 수비수로 변신한 김주성까지. 최상의 멤버와 함께 K리그 우승과 2개의 컵대회 등 모든 대회를 휩쓸었다.

    안정환이 1998년 입단해 2000년 7월 페루자로 이적하기까지 부산의 축구 열기는 어느 도시 부럽지 않았다.

    2000년 부산 아이콘스로, 2005년 부산 아이파크로 팀명이 바뀌었다.

    이후 부산의 축구 열기가 식었다. 일단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2007년 13위, 2008년 12위, 2009년 12위를 기록했다. 1990년대까지 1만명 이상 들어찼던 관중도 2012년에는 평균 4011명으로 줄었다.

    승강제 도입 후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2013년 6위를 기록했지만, 2014년 8위, 그리고 2015년에는 11위에 그쳤다. 결국 승강 플레이오프로 내려가 수원FC에 덜미를 잡혀 기업구단 최초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K리그2(챌린지)에서 K리그1(클래식) 복귀는 쉽지 않았다. 강등 첫 해인 2016년 5위에 머물렀다.

    2017년 승격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2위를 달리던 10월 조진호 감독이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선수들은 "조진호 감독에게 승격과 FA컵 우승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뭉쳤지만, 끝내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상주에 무릎을 꿇었다. 이어진 FA컵 결승에서도 울산을 만나 눈물을 흘렸다.

    부산은 2018년 최윤겸 감독과 함께 승격을 목표로 달렸다. 쉽지 않았다. 아산, 성남에 이어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부산의 축구 열기가 조금씩 살아났다. 부산도 아시안게임 스타 김문환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리그 마지막 광주전에서는 6532명, K리그2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승격 기회는 다시 잡았다. 부산은 대전을 3대0으로 완파하고 다시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상대는 2016년 우승팀 서울이다. 최윤겸 감독도 "전력적으로나, 스쿼드로나 분명한 것은 우리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대전과 K리그2 플레이오프가 열린 1일 부산구덕운동장에는 813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K리그2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같은 날 열린 K리그1 강원-대구전은 1059명, 상주-서울전은 1782명 관중에 그쳤다.

    다시 K리그1으로 올라간다면 부산 축구의 따뜻한 봄날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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