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당내 계파갈등 해소 등을 위해 정치개혁안으로 '아이 폴리틱스(i politics)' 및 '아이 파티(i party)'를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론에 맞서 지난달 19일 '아이 노믹스(i nomics)'를 발표한 지 약 열흘 만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국가·시장·시민사회의 역할 재배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부분을 국가가 해결하지 못해 시장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키울 수밖에 없기에 국가는 보완·보충적 역할로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변화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정당은 살아남기 위해 개방적 구도로 가야 한다"며 "스티브 잡스가 창의성은 연결에서 온다고 한 것처럼, 의원들도 한 사람씩 주체가 돼 바깥과 연결고리로 창의성과 열정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영역에서도 개별구성원(individual)을 중요 가치로 삼은 후 이들의 자율성 보장으로 계파정치를 타파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한국당의 계파정치 현실에 대해 "보스‧위계중심의 정당, 갇힌 정당이기 때문에 창의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며 "계파나 보스 중심에서 벗어나야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계파정치를 해결할 구체적인 대책을 공개하지 않아 '고담준론'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세부적인 개혁 작업들이 이번 발표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공천제도 변화와 당원권을 어떻게 신장시켜 계파주의를 막을지 장치 마련 등 고민을 녹일 것"이라고 답했다.
오는 10일경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최근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구속 수감 중인 친박계 최경환 의원을 면회한 것에 대해선 "계파가 다른 분들이 서로 만나는 것은 계파청산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면서도 "통합이 똘똘 뭉치는 그런 통합이 돼선 안된다. 계파가 청산돼 개별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체제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선거가 복당파 김학용, 잔류파 나경원 의원 등 양자구도로 형성되면서 복당파‧비박계와 잔류파‧친박계 간 결집 움직임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원내대표 선거 날짜를 당헌‧당규대로 준수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선 "예산안 통과 문제와 의원들 요구가 있어 상황을 보고 있다"며 "당규를 어기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초재선 의원들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임기 만료일인 오는 11일 전에 선거를 치르자는 주장이지만, 당 지도부 및 복당파를 중심으로 예산안 처리 등을 이유로 일주일 가량 연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당협위원장' 교체 시기에 대해선 김용태 사무총장은 "시기는 12월 중순 즈음이 될 것"이라며 "외부인사들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국민들이 수용 가능한 규모와 내용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