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세훈 전 시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의 유력 주자들이 너도나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당 대표를 노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내대표를 노리는 나경원(4선)‧김학용(3선) 의원 등은 3일 최근 '기강 해이' 비판을 받고 있는 여권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최근 지지세가 꺾이고 있는 정부‧여당을 겨냥한 것이면서 '반(反)문재인' 정서를 불러일으켜 내부 결속에 나서는 셈이다.
◇ 親朴 구애하는 오세훈 "황교안과 차기 총‧대선 같이 할 것"오 전 시장은 이날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이란 당직을 임명받았다. 그는 임명장 수여식장에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에 우리 사회의 저소득층을 비롯해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이 더 어려워지셨다"며 소득 수준 저하와 관련된 통계청 자료를 거론했다.
그는 저소득창과 고소득층 간 사다리 놓기, 4차 산업혁명 추진, 교육 개혁 등을 한국당이 이끌어야 할 '미래 비젼'으로 규정하면서 이 같은 분야에 있어서 "문 정부가 역주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 비전을 지향하는 미래의 정당 한국당이 될 수 있도록 당의 좌표로 설정하고 기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인 황교안 전 총리와 힘을 합치겠다는 의사도 피력됐다. 오 전 시장은 황 전 총리가 한 강연에서 그가 '함께 하자'고 했다고 공개한 전언에 대해 "이심전심으로 보수 우파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는 마음이 함께 공유되고 있다는 말을 드렸다"고 확인했다.
또 "언제 어느 때 어느 위치에 있던지 내년(후년) 있을 총선에서 힘 모아서 그 이후 있을 정치 일정상 이런저런 협의도 드리고 뜻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해나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황 전 총리와 힘을 합쳐 2020년 4월 예정된 총선을 치르고, 2022년 3월 대선을 대비하겠다는 얘기다. 황 전 총리는 한국당의 대권 주자를, 오 전 시장은 당권을 각각 노리고 있다.
◇ "反文" 목소리 높이는 원내, 김성태는 '경선 날짜' 안 정해줘오는 12월 중순 즈음으로 예정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낸 주자들도 대(對)정부 비판에 열을 올렸다.
범(凡) 친박계 및 중립 성향의 지지를 받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정부, 여당, 청와대에서 권력놀음에 빠져 있다"고 했던 자신의 SNS 글귀를 소개한 뒤 "청와대가 무서운 걸 모른다. 음주운전, 경찰 수사에 관여한 것, 주중 골프, 도덕적 해이, 기강 해이가 말로 다할 수 없는 정도"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이것(기강해이)을 감독해야 할 민정수석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장은 본연의 업무보다 다른 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조국 수석을 겨냥, "국민과의 소통 업무는 홍보수석이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전방 군부대를 시찰했다가 논란이 됐던 사건, 최근 청와대 직원들의 업무 중 골프 등 기강해이 의혹과 관련된 조 수석의 책임 등을 싸잡아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과 경쟁 상대이자 비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학용 의원은 문 대통령이란 당사자를 겨냥했다. 김 의원은 "해외순방 중인 문 대통령이 전용기 안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막고 답하지 않았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시급한 국내문제와 관련된 기자의 질문 자체를 막고 답하지 않은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이 듣고 싶었던 청와대 기강 해이에 대한 사과도, 인적 쇄신에 대한 의지도 확인 할 수 없었다"며 "문 대통령은 오로지 국내 문제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슈가 묻히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한국당 주자들의 발언은 각종 경선이 다가올수록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의원들은 나‧김 의원 외에도 친박계 및 잔류파의 유기준(4선), 비박계 및 복당파인 김영우(3선) 의원 등이 더 있다.
하지만 12월 11일 임기가 끝나는 김성태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 날짜를 정하지 않고 있다. 친박계에선 복당파인 김 원내대표가 비박계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최대한 바른미래당 탈당 의원들의 복당을 추진해, 그것을 달성한 후 경선을 치르려 한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
또 일각에선 그가 언론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큰 '채용세습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까지 마무리한 뒤 그만두려 한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이들의 주장은 하루 빨리 원내대표 경선 날짜를 정해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