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센터 하노이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가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 중국사업 철수를 결정한 롯데가 문재인 정부의 남방정책에 발맞춰 아세안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동남아시아를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3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수감중 흔들렸던 일본내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 10월 일본을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경영복귀 후 첫 해외방문이다.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신 회장은 일년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보낸다고 할 정도로 해외출장이 잦았다. '이번 동남아지역 방문은 문재인 정부 신남방정책 뒷받침과 롯데그룹 내에서 가장 큰 성장잠재력을 지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사업기반 다지기라는 것'이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두 나라의 롯데 사업장을 점검하고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사업현황을 보고 받는 한편, 임직원 격려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가운데 투자규모가 가장 크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롯데 사상 최대규모의 해외투자사업이 진행중이지만 수감생활로 인해 그동안 사업추진이 순조롭지 못했던 점을 감안, 이번 기회에 두 나라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안정적 사업기반을 닦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대륙사업기반 자체가 붕괴된 상황이라 롯데로서는 차선 투자지역인 동남아시아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인도네시아에서는 4조원짜리 대규모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동남아 현지법인인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인도네시아 반텐주의 공장부지 사용권한을 매입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중이다. 롯데는 이 사업에만 총 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자료사진)
신 회장의 방문은 옥중생활로 동력이 떨어져 있던 사업추진에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란 게 롯데측의 설명이다.
베트남은 롯데가 아시아 10대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해외의 전략요충으로 상정하고 있을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
1990년대 후반 외식업을 시작으로 첫 진출한 뒤 현재 유통, 식품, 서비스 등 분야에서 16개 계열사(임직원 1만5천명)가 진출해 왕성하게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롯데의 대 베트남 주요투자는 하노이의 랜드마크 ‘롯데센터하노이’, 호치민과 하노이 대규모 복합단지 건설, 호치민의 에코스마트시티 롯데타운 건설 등을 들수 있으며 이 가운데 에코스마트시티 롯데타운은 1.2조원을 투자해 백화점과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이 들어선 도심형 복합몰로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 고위관계자는 3일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추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상호 발전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