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미중간 무역전쟁이 합의점 모색을 위해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올 4월부터 본격화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은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해왔는데, 12월 1일에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단 양측이 앞으로 90일 동안 합의점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경제는 2001년 WTO 가입 이후 고성장을 지속해오면서 위안화도 미달러에 대해 강세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2015년부터 위안화 강세 흐름이 멈추고 급반등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앞으로 위안화 환율 변동은 순탄치 않을 것임을 뜻한다.
2015년에 주가거품이 붕괴되면서 중국경제도 침체에 빠졌다. 이에 시진핑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건설투자 등 부동산부양책을 동원했고, 인민은행도 금융완화책을 강화했다.
이러한 중국경제 둔화를 반영해 위안화도 약세로 반전됐다가 2017년에 트럼프정부가 출범하면서 트럼프정부의 통상압력을 의식해 위안화가 일시 강세로 돌아섰다.
[비주얼그래픽=임금진PD]
그러나 올 4월부터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위안화가 다시 약세로 급반전하기 시작했고, 10월 말에는 거의 달러당 7위안에 육박했다. 올 연초에 비해 약 10% 가량 약세를 보였다.
그런데 위안화 약세는 미국 FRB의 금리인상 영향도 매우 크다. FRB는 작년에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올해에도 이미 3차례나 인상했으며 12월에도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미중간 무역전쟁이 가열돼 그 여파로 중국 주가가 급락하고 자본이탈도 일어났는데, 이 역시 위안화 약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내년에도 미중간 정치경제적 긴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즉 미중간 무역전쟁과 FRB의 금리인상이 위안화 환율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내년에는 FRB의 금리인상이 위환화 환율 등락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미중간 무역전쟁은 90일 동안 전개되는 양국간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만일 합의에 도달한다면 위안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미중 양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감안하면 설령 합의점을 찾는다고 해도 미중 양국의 긴장관계는 쉽게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위안화는 현재 수준에서 크게 움직이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FRB의 금리인상은 거의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미국경제 상황에 따라 한 두 차례 더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말한 것처럼 현재 미국의 금리는 중립이자율 수준에 거의 근접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중립이자율이란 경기를 가열시키지도 않고 냉각시키지도 않는 이자율 수준을 말한다. 즉 현재의 경제 상태에 적정한 이자율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내년에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은 위안화 약세 압력도 완화될 것임을 의미한다.
다만, 내년에 미국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미국의 실질성장률은 3%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감세효과 소멸 등으로 2.5%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달러 약세를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내년에는 위안화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움직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즉 미중간 무역전쟁과 FRB의 금리인상, 미국경제 둔화 등 미국 요인에 이끌려 위안화 환율이 변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요인 주도의 위안화 환율 변동은 낮다고 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 금융시장에도 큰 동요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올 연초 3,550에서 최근 2,660p까지 25%나 하락했다. 중국의 시장금리도 올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전반적으로 하락세로 반전되고 있다.
[비주얼그래픽=임금진PD]
특히 상하이 은행간 시장금리인 시보(SHIBOR) 금리는 올 4월부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올 하반기에 중국의 시장금리가 크게 떨어진 것은 중국 인민은행이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주얼그래픽=임금진PD]
인민은행은 올해 3차례의 지준율을 인하 했는데, 2차례나 1%p씩 인하한 것은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경제가 받는 타격이 예상외로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국의 실질성장률은 작년에 6.9%에서 올해는 6.6% 정도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이보다 훨씬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 둔화가 계속될 경우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정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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