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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고심하는 김정은, 연내답방 결단할까

    • 2018-12-06 05:00

    靑 '18~20일 김 위원장 방문 제안설' 부인
    17일 김정일 기일 등 고려했을 때 12월 3주 가능성 높아
    '비핵화 로드맵' 둘러싼 북한 시간끌기 심해지며 연초로 넘어갈수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한미가 북한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18~20일 김 위원장의 방문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북한은 서울 답방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천천히 '시간끌기'를 하며 비핵화 로드맵 협상 관련 유리한 패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 성사가 될 것인지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상황이다.

    ◇ 北 김정은 위원장, 연말 남측에서 보낼까?···12월 3주 유력

    당초 남북이 고려했던 답방 시기가 '연내'이고,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전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한 우리 정부와의 논의 필요성을 고려한다면 연내 답방 가능성도 낮지는 않다.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하겠다는 회신을 보내온다면 답방 날짜는 12월 셋째주가 유력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인 17일 이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에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 내용을 구상,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24~25일 크리스마스 연휴 이전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전용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 기간인 지난 1일 전용기 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북측에 김 위원장의 답방 날짜를 18~20일로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청와대는 일단 부인했다. 다만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연내든 연초든 김 위원장의 답방시기는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 답방 시 '남은 합의를 마저 이행하기 바란다. 원하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하는 등 미국도 북미정상회담에 앞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바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도 더이상 많은 시간을 끌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내용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된 것 같고 북한으로서는 이를 (전달받기) 위해 서울 답방이 더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과 평양공동선언을 서명한 뒤 가진 회견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 남은 것은 북측 결단…"답방, 내년 초로 넘어갈 것" 의견도

    한미가 북한에 충분한 의사를 전달한만큼 결국 결정적인 것은 김 위원장이 어떠한 결단을 내리느냐다.

    김 위원장이 답방한다면 분단 후 북측 최고지도자로서는 최초다. 때문에 답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선전효과나 경호 문제 등 여러 실무적 부분도 고려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는 이같은 부분을 철저히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점이 답방을 연기하는 사유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한 북미의 의견차 역시 북한으로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지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당시와 같은 '자발적인' 형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핵 검증·신고 체제의 로드맵이라도 내 놓으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는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한 외교소식통은 "고려할 사항이 많은 만큼 북한으로서는 최대한 여유를 가장하며 시간을 끄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같은 단기적 지연은 당장 유리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 북한이 미국을 오래 기다리게 한다면 입장을 서서히 선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현지시간) 한-뉴질랜드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중요한 것은 결국 '비핵화 로드맵'···김정은 위원장 어떻게 나올까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4일(현지시간) 한-뉴질랜드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가 연내냐 아니냐보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 촉진하고 더 큰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 뿐 아니라 그 이후 북미정상회담까지 관통하는 비핵화 의제를 두고 북한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청와대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연내에 답방하든, 혹은 내년 초에 답방하든 결국 비핵화 부분 이견이 해결되지 않으면 큰 진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내인지 연초인지의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라면서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가 완전히 경색된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우리가 북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북미 간 비핵화 관련 소통을 더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이란 정도의 역할을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 입장이나 비핵화와 관련한 자신의 의지 혹은 구상을 문 대통령이라는 정상급 루트를 통해 보다 설득력있게 전달할 필요가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북한이 미국과 물밑 대화에서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을 보았고 이를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느정도 구체화해 공표할 수 있다면, 오히려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부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미가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제재 완화는 없다"고 입을 모아온 만큼, 비핵화와 제재 문제에 있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이룬 후라면 우리 정부 역시 운신의 폭이 좀더 넓어져 남북 경제협력 등에 더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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