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의원(바른미래당 김성식,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유성엽)들이 7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 회의장 앞에서 본회의와 기재위 회의가 연기된 것과 관련 정성호 기재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전날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합의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들의 참석으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기는 했지만 보고서에는 긍정·부정적인 의견이 모두 담겼다.
기재위는 청문보고서를 통해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대통령비서실 기획비서관, 국무조정실장 등 근무 경력을 볼 때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 장관으로 필요한 전문성과 추진력을 갖췄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저성장, 일자리 창출, 부동산 시장 안정 등 주요 경제현안에 관한 후보자의 정책의지와 소신을 확인하였으며 직무를 수행할 만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경제정책 방향의 과감한 전환이 요구되고 있으나 후보자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경제정책 방향의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경제활력 회복, 성장잠재력 제고 등을 위해 경제·사회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제 제시는 크게 미흡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함께 담았다.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은 민주당과 한국당, 거대 양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합의하지 않은 채 예산안 처리를 합의한 데 반발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野) 3당 의원들의 항의 속에 어렵게 이뤄졌다.
야 3당 의원들은 오후 11시부터 기재위 회의실 앞에서 정성호 기재위원장을 비롯한 민주·한국당 소속 기재위원들의 입장을 가로막으면서 "간사 간 합의 없는 회의를 열면 안 된다"고 규탄한 데 이어 회의장 안에서도 정 위원장 자리를 앞뒤로 에워싸고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정 위원장은 정상적인 의사진행이 어려워지자 질서유지권한까지 발동했으며 야 3당 의원들의 고성에도 보고서 채택을 의결했다.
기재위는 당초 지난 5일 홍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예산안 처리에 반대하던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청문보고서는 채택 시한인 지난 5일은 넘겼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송부를 요청한 9일 이전에는 처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