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숨진 채 발견된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빈소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이한형 기자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혐의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 빈소에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전·현직 군 관계자와 보수 인사들이 잇달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실장은 8일 오후 2시 30분쯤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1시간 30분쯤 조문한 뒤 돌아갔다.
빈소를 오가는 과정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고인은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고 참된 군인이었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해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다만 기자들이 검찰의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에 관한 생각을 묻자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전혀 이야기할 게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김 전 실장에 앞서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보수 정치인들이 다녀갔다.
검사 출신인 황 전 총리는 "표적 수사, 과잉 수사, 경우에 따라서는 별건 수사라고 하는 이런 수사 행태는 잘못된 것이라고 다들 말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미진한 점은 없었는지, 안타까운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이밖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린 김학용·유기준 의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정부와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기무사 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 성향이나 동향, 개인정보 등을 수집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그러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지난 4일 법원에서 기각되고 사흘 뒤인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건물에서 유서를 남기고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A4 2장짜리 유서에는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