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아직 많은 국민들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무거운 마음이 남아있다"고 이임 소감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이임사를 통해 "경제 운영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에 따라 이날 오후중 홍남기 신임 부총리 후보자를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김 부총리는 별도의 이임식 없이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 마련된 혁신성장본부를 방문하는 것으로 1년 6개월 임기를 마치게 된다.
김 부총리는 "재임 중 가장 노심초사했던 부분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분배였다"며 "일자리가 많이 늘지 못했고 소득분배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실직의 공포와 구직난에 맞닥뜨린 근로자와 청년,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자영업자, 나아지지 않는 경영성과에 늘 걱정을 달고 사는 기업인, 그분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도 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 운영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우리 경제는 어려움을 기회로 만드는 DNA를 갖고 있다"며 향후 상황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기재부가 그 중심에 서서 제 역할을 다해달라"며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데 역점을 두어달라 △정책적 상상력을 가져달라 △국민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인기없는 정책도 펼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특히 "경제에 있어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극복해야만 가능하다"며 "기득권을 허물어야 하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이 중심이 되어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더 가진 경제주체와 사회 지도층의 희생과 양보가 절실하고 언론, 노조, 대기업, 지식인들도 동참해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 "이제 평범한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며 "제 인생의 또 다른 '유쾌한 반란'을 향해 간다"고만 짤막하게 밝혔다.
'유쾌한 반란'은 김 부총리의 좌우명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 나아가 사회에 건전한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재부 안팎에선 김 부총리가 퇴임후 일정 기간 숨고르기를 한 뒤 2020년 총선에 고향인 충북 음성이나, 아주대 총장을 지내 연고가 있는 경기 수원 지역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야당 출마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보인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