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4조원대 당기순익으로 최대 실적을 낸 은행업계에 올해도 감원 한파가 불고 있다. 모바일뱅킹 확대 등 비대면거래 활성화로 인원·점포 감축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은행권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최근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세 이상 직원과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1962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하반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에 응한 사람은 610명으로, 지난해 희망퇴직한 사람 수 534명보다 많았다. 2013~2015년 해마다 300명 안팎이던 희망퇴직자 수는 2016년 400명을 넘어선 이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국민은행·신한은행·SC제일은행 등에서도 연말연시 희망퇴직 실시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민은행 측은 노사의 임단협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연말 희망퇴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2016년말 2700여명, 올해초 400여명이 퇴직했다.
다음달 지주회사 출범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은 올해말 감원 여부를 정하지 않았지만, 이미 지난해 1000명 이상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 7월 300여명을 준정년 특별퇴직 등으로 내보냈다.
은행권 인력 감원은 신규채용보다 규모가 큰 양상이다. 농협은행이 올해 계획대로 500명 신규채용을 했더라도 이번 희망퇴직자보다는 100명 이상 적다. 우리은행 역시 계획된 750명 신규채용을 했더라도 앞서 내보낸 1000명보다는 적은 인원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까지 2년간 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농협·기업은행 등 8개 주요은행 임직원 수가 6164명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같은 기간 국내 지점·출장소 등 점포 수도 409개 줄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로 가좌공단지점·반포지점을 인근지점에 통폐합하는 등 오는 24일까지 4개 점포를 순차 통폐합한다. 우리은행도 내년 1월2일 종로6가지점과 가락시장출장소 등 6개 영업점을 통폐합한다고 공지했다.
이런 가운데 비대면 거래 은행고객 규모는 확대일로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전체 은행권 인터넷뱅킹 가입자는 14만671명으로 2년전 대비 2만1604명(18%) 늘었다. 모바일뱅킹 이용자는 같은 기간 43%나 증가(6만9768명→9만9770명)했다.
모바일뱅킹을 통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가 오프라인 점포 감축과 은행원 감원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은행권 전체 일자리의 축소가 필연적인 상황이다. 금융권 인사는 "모바일뱅킹 관련 인력 확충이 은행별로 되기는 하겠지만, 오프라인 인력 감축규모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