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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에 역행?" 동아대병원 급식 외주화 논란

부산

    "시류에 역행?" 동아대병원 급식 외주화 논란

    동아대병원 "영양급식 외주화는 전문성 강화" VS 노조 "고용 불안 양산"
    부산지역 대학병원 노조 중심으로 급식 직영화 전환 움직임… 동아대병원은 거꾸로

    동아대병원 <사진= 동아대병원="" 제공="">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영양급식 조리를 외주화하기로 하자 노조가 고용 불안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동아대병원의 급식 외주화 결정은 직영 전환을 검토하는 다른 대형병원과 견줘
    시류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아대병원이 재정손실 등의 이유로 내년부터 환자식과 직원식 모두 외주화를 하겠다고 선언하자, 노조가 철야 농성을 이어가는 등 노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동아대병원이 외주화를 도입하려는 첫 번째 이유로 영양급식의 '전문성 강화'를 꼽는다.

    이에 대해 동아대병원 담당자는 "전국 대형 병원의 급식을 전문적으로 위탁 운영하는 대기업이 동아대병원의 영양을 맡게 될 경우, 해당 업체가 그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베이스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금의 직영 체제보다 더 좋은 급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기업 위탁운영업체가 가지고 있는 유통망을 통해 식재료를 지금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가져올 수 있어 양질의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는 게 병원 측의 주장이다.

    게다가 부산지역 타 대학병원이 이미 급식 외주화를 도입해 잘 운영되고 있다고 동아대병원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식재료를 저렴하게 조달하더라고, 식대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아대병원노조 분회장은 "외주업체가 자선 사업가가 아닌 이상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데 병원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인건비와 운영비를 빼면 무엇이 남겠냐"면서 "결국 가격을 올리거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급식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분회장은 또 "가격 상승보다 더 큰 문제로 외주화로 전환될 경우 급식종사자들의 노동환경이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금이 기존 직영체제보다 낮아지고, 노동시간이 늘어나 노동환경이 후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보건의료노조에서는 대형병원이 급식 외주화로 전환한 이후 관련 종사자들의 노동시간이 10시간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산지역 한 대병병원 보건노조 관계자는 "외주화 이후 급식 종사자들이 임금이 줄어들어 주 5일제를 준수하기가 힘들다"면서 "임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격주로 주 6일 출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노조를 비롯해 부산에서는 부산대병원과 타 대학병원 노조에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방침에 맞춰 외주화된 영양급식을 직영으로 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보건노조 관계자는 "국립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우선 청소와 시설 경비 파트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차차 외주화된 영양급식도 직영으로 바꾸려는 절차를 병원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존의 외주화도 직영으로 전환하는 시류에 동아대병원은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동아대병원이 전문성 강화라는 포장 아래 수익성 없는 분야를 외부로 밀어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동아대병원 한 관계자는 "병원 내부에서 레지던트 월급보다 정규직 조리사 월급이 더 높아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병원은 지금의 직영체제에서 조리사들의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영양급식에서는 더이상 큰수익을 창출할 수 없으니 외주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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