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경찰청 전경.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군 장교를 사칭해 친분을 쌓은 뒤 결혼을 빌미로 12억원을 받아 챙긴 이른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사기단 총책 A(42)씨 등 라이베리아인 4명을 구속하고 같은 국적인 B(2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 7일부터 올해 10월 4일까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 채팅을 통해 알게된 피해자 34명에게 미군장교를 사칭해 총 12억8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여성 피해자들에게는 남성 미군 장교인 것처럼, 남성 피해자들에게는 여성 미군 장교인 것처럼 접근했다.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다 등지에서 전쟁 중 적군으로부터 압수했다는 달러와 금괴를 국내로 반입해 투자할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에게 통관비용이나 탁송비 등 명목의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생을 함께 보내기를 원한다"면서 미군제복을 입은 사진을 보내 연애감정을 유발하는 '로맨스 스캠' 수법을 사용했다.
'로맨스 스캠'이란 연애를 뜻하는 영어 '로맨스'(romance)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scam)의 합성어다.
총책 A씨는 이와 유사한 수법의 범행으로 이미 태국에서 한차례 구속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 피의자들은 난민 자격 신청을 한 뒤 '사증면제'로 국내에 체류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결혼 구애나 친인척 유산상속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끼를 던지는 사기수법이 성행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통한 친구 맺기 요청 시 모르는 사람일 경우 즉시 삭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