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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이디푸스'로 돌아온 황정민이 듣고 싶은 말



공연/전시

    연극 '오이디푸스'로 돌아온 황정민이 듣고 싶은 말

    [현장] 연극 '오이디푸스' 제작발표회
    "'돈 아깝지 않구나', '너무 훌륭해 견줄 만한 작품 없었다'는 말 듣고 싶어"
    출연진 전원 원 캐스트… "단단한 바위처럼 에너지 가져가"
    서재형 연출 "힘든 일을 딛고 일어나는 인간을 담담하게 표현"

    1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 홀에서 연극 '오이디푸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오이디푸스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 (사진=이한형 기자)

     

    극장에서 주로 만났던 배우 황정민이 연극 '오이디푸스'로 돌아온다. 올해 2월, 2008년 '웃음의 대학' 이후 10년 만에 '리차드 3세'로 무대에 오른 후 약 1년 만에 새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는 것이다. 앞으로 1년~1년 반에 한 편 정도는 연극을 하고 싶다는 그는 "견줄 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 홀에서 연극 '오이디푸스'(극본 한아름, 연출 서재형)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타이틀롤 오이디푸스 역을 맡은 황정민을 비롯해 배해선, 남명렬, 정은혜, 최수형, 박은석, 서재형 연출이 참석했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그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아 버려졌지만, 아무리 애써도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리차드 3세'로 만났던 서재형 연출과 황정민은 '오이디푸스'에서도 인연을 이어간다. '리차드 3세' 때 황정민의 연습하는 모습, 공연 진행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는 서 연출은 "운명이 허락한다면 저 배우와 비극 작품을 꼭 한번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오이디푸스'는 두 사람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이었다.

    서 연출은 "운명에 휩쓸려 사는 것이 인생인지, 아니면 그 순간이 어려워도 딛고 일어나는 것이 인간이냐. 그 순간을 담담하게 그려보는 게 작업 목적"이라며 "인간으로서 힘든 일을 딛고 일어나는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정민은 "'리차드 3세' 때 관객분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제 최고 흥행작이 됐다. 그렇게 되면 모든 관계가 다 좋아지더라. 그래서 나쁜 것도 다 좋다"며 "좋은 점이 늘 머릿속에 있어서 '오이디푸스'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좋은 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돈 안 아깝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이건 정말 어떻게 말로 표현 못 할 연기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다. 왜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배우의 삶을 사는지, 제 연기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모든 에너지를 받아가셨으면 좋겠다. '황정민의 오이디푸스'라는 게 각인돼서, (관객들이) 나중에 후손들에게 '황정민의 오이디푸스'를 봤는데 거기에 견줄 만한 작품이 없었다'고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극 '오이디푸스'의 서재형 연출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오이디푸스'는 전 출연진 원 캐스트(한 역할을 배우 한 사람이 맡는 것)가 확정됐다. 원 캐스트로서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황정민은 "결과론적으로는, (원 캐스트를) 하고 나서 너무너무 행복했다"고 답했다.

    황정민은 "팀워크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에너지를 갖고 갔다고 생각한다. 배우들끼리 얘기하면서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다 원 캐스트를 원했던 것 같다. 차라리 새로운 분이 오셔서 대사와 장면을 맞추는 게 더 힘들다.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눈빛만 교환해도, 이 친구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겠다 하는 걸 안다. 또 다른 사람이 오면 단단해지기 위한 시간과 모든 것이 필요하지 않나. 원 캐스트가 주는 분명한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이디푸스를 양치기에게 안내하는 코린토스 사자 역을 맡은 남명렬은 "연극은 원 캐스트가 기본이다. 연극배우들이 매체 연기를 많이 하면서 여러 가지 스케줄 상의 문제가 있어서 더블 캐스트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실제로 국립극단은 지금까지 더블 캐스트한 적이 한 번 정도밖에 없을 것이다. 연극은 원 캐스트가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오이디푸스'를 찍으면서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는지 묻자, 황정민은 "인간에 대해서 되게 많이 생각하게 된다"며 "'아, 나는 어떤 욕망을 가졌기에 배우의 길로 접어들어 지금까지 배우라는 이 직업을 떨치지 못하고 사는가. 내가 정말 좋은 배우인가' 등을 질문한다. 얘기는 다르지만 '오이디푸스'에 접근하는 방식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의 '오이디푸스'가 어떤 점이 다르냐는 질문에 남명렬은 '명확성'을 꼽았다. 그는 "많은 연출이 '오이디푸스'를 올렸는데, 이 작품은 2500년 전 그리스 작가에 의해 쓰여서 그리스 신화와 역사가 많이 묻어 있다. 원전이 사실 어렵진 않지만, 역사를 모르고 읽으면 굉장히 어렵게 다가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명렬은 "서재형 연출의 '오이디푸스'는 아주 명확하다. 어떤 것 때문에 이 사람이 비극적 운명에 놓였는지를, 보는 사람들이 아주 명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아마 다른 '오이디푸스'와 차별화된 연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연출은 "그동안 여러 비극을 보셨다고 해도 황정민의 비극은 처음이니 꼭 ('오이디푸스'를) 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오이디푸스'는 '해롤드 앤 모드',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 3세' 등을 선보인 샘컴퍼니의 4번째 라인업이다. 내년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왼쪽 뒷줄부터 연극 '오이디푸스'의 배우 정은혜, 박은석, 최수형. 왼쪽 앞줄부터 남명렬, 배해선, 황정민, 서재형 연출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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