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재명 경기지사가 11일 '친형(故 이재선) 강제입원'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그의 잔혹한 가족사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누구보다 우애가 깊었던 이 지사와 재선씨는 50여년이 흐른 현재 '비극의 형제'가 된 셈이다.
이날 검찰의 기소로 성남시장 재선에 경기도지사까지 당선되며 차기 대통령 후보로까지 부상한 이 지사 정치생명의 아킬레스건이 바로 친형이 되자 일각에선 "죽은 형의 저주"라는 뒷말까지 나온다.
이 지사의 형제는 5남 2녀로, 남자 형제 중 재선씨가 셋째였고 넷째가 이 시장이었다. 재선‧재명 형제는 다른 형제보다 더 사이가 돈독했다고 전해진다.
이 지사는 12살 때부터 공장을 전전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했고, 1982년 중앙대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정비공으로 일하던 재선씨에게 학업을 권유한 사람도 이 지사였다. 재선씨는 이듬해 건국대 경영학과에 진학해 198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다. 이 지사도 그 해 사법시험에 붙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둘의 관계에 금이 간 것은 이 지사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고 나서부터이다.
이 지사측은 "재선씨가 동생의 지위를 이용해 공무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며 불필요한 민원을 지속 제기했다"고 주장하지만, 재선씨의 가족은 민원을 촉구하는 의견이 부당한 업무지시로 볼 수 없다며 마찰을 빚었다.
형제가 '원수'가 된 결정적인 계기는 모친 폭행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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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2012년 4월 12일 모친 구호명씨가 재선씨의 정신감정신청서를 성남시정신건강센터에 제출한 것이 시발점으로, 이에 격분한 재선씨가 모친에게 욕설과 폭행한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는 시장의 권한을 남용해 재선씨를 강제 입원시키려 했고, 결국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적용해 기소에 이르렀다.
재선씨는 2016년 11월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성남지부장으로 영입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 지사와 "연을 끊었다"는 여론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폐암으로 2017년 11월 2일 사망한 재선씨의 빈소에서 이 지사가 재선씨 가족들에게 문전박대 당한 일화는 여전히 회자된다.
'친형 강제입원'으로 축약되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이 지사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재판까지 넘겨진 상황에서 그의 정치인생에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