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상당수 부회장과 사장급 임원들을 교체한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고강도 쇄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앞서서도 미국과 중국 등 해외사업 경영진도 대거 교체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전열을 재정비하고 사업 최적화와 혁신적 변화를 모색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주요 계열사에 대한 대표이사와 사장단에 대한 인사를 통해 내부 혁신과 그룹 차원의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우선 현대차그룹 김용환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에 임명했고 전략기획담당 정진행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보임했다.
또 현대케피코 박정국 사장을 현대모비스 사장에 앉혔고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은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 이건용 전무를 현대로템 부사장으로 발령했다.
현대기아차 기획조정 2실장 여수동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으로 발령했다.
이어 신임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에는 현대파워텍 문대흥 사장이 내정됐고 신임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는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 방창섭 부사장이 맡는다. 산학협력 및 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에는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이기상 전무가 내정됐다. 현대캐피탈 코퍼레이트 센터부문장 황유노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는 현대기아차 R&D 부문에 대한 글로벌 혁신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를 위한 파격 인사도 진행됐다.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했다.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대차그룹은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사를 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앉히고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한 것도 이러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이어 현대오트론 조성환 부사장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발령했다.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 서보신 부사장을 생산품질담당 사장으로, 홍보실장 공영운 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각각 승진, 보임했다.
한편 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양웅철 부회장과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 생산품질담당 여승동 사장, 현대모비스 임영득 사장, 현대다이모스 조원장 사장, 현대제철 강학서 사장, 현대로템 김승탁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됐고 현대엔지비 오창익 전무는 자문에 위촉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에 이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며 "특히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