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배우 김부선 씨 (사진=자료사진)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1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셀프 신체검증'까지 나서며 관심을 모은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은 다소 시시한 결말을 맞았다.
여배우 김부선씨와 이 지사의 '밀회'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지난 6.13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른 둘 사이의 스캔들은 '증거 불충분'으로 그간 제기된 숱한 논란을 잠재웠다.
이 지사가 비록 '친형 강제입원'건 등으로 기소됐지만, 정치적 도덕성 검증의 변수로 떠오르며 이 지사를 막판까지 괴롭힌 김씨와의 스캔들에서 이 지사가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김씨는 최근까지 이 지사와 연인 관계를 주장하며 관련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으나, 수사 결과 제대로 된 증거 하나 발견되지 않았다.
12일 이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따르면 스캔들과 관련해 바른미래당이 이 지사를 상대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 檢 "연인 사이라고 특정할 객관적 증거 없어"앞서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는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TV토론회에 출연해 이 지사에게 스캔들 관련 질문들을 했으나 검찰은 김 전 후보의 질문이 추상적인데다 이 지사 역시 즉각적인 반박을 위한 대답을 한 것이라고 봤다.
양측의 대화만 놓고 이 지사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수사 과정에서도 김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사실상 전무했다.
검찰 관계자는 "같이 찍은 사진이나 둘이 함께 있다는 걸 봤다는 제 3장의 진술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지사측이 김씨와 김 전 후보를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고발한 건 역시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 김씨와 김 전 후보가 공모했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이유 때문이다.
◇ 옥수동 밀회, 유명인 참고인 조사, 이 지사 '셀프 검증'까지 넘쳐난 이슈메이커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도 꼬리표처럼 붙은 '여배우 스캔들'이 '증거 불충분'으로 막을 내렸지만, 검찰 수사결과 발표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핫이슈의 소재로는 충분했다.
스캔들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시절부터 불거졌지만,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건 지난 지방선거때다.
포문은 김 전 후보가 먼저 열었다.
김 전 후보는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여배우의 만남이 있었음이 밝혀졌는데, 어느 기간 동안 만남이 이루어졌는지, 유부남이 총각이라 사칭을 하며 만났던 것이 사실인지 등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즉각 부인한데 이어 자신의 트위터에 '악성 루머를 퍼트린 악플러의 최후는 철창행'이라는 글로 맞서며 스캔들을 둘러싼 진실공방에 더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측은 맞고발까지 치달으며 어느 한쪽은 치명타를 입을 '제로섬'을 예고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기 분당경찰서는 일명 '옥수동 밀회'의 실상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김씨는 2009년 5월 22~24일 사이 비가 내리던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려 봉하로 내려가던 중 "옥수동에서 만나자"는 이 지사의 연락을 받고 밀회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 시기 김씨가 옥수동이 아닌, 제주도 우도에 있었다는 블로그 사진을 공개하면서 김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작가 공지영씨, 방송인 김어준씨, 주진우 기자 등 유명인들의 참고인 조사도 이어졌다. 김씨가 '손키스'를 날리며 경찰에 직접 출석했을 때 역시 화젯거리를 낳았다.
스캔들 이슈메이커의 정점은 김씨가 이 지사의 몸에 '큰 붉은 점'이 있다는 주장을 했을 때로, 이 지사는 지난 10월 16일 아주대병원을 찾아 '셀프 신체검증'까지 받았다.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김씨의 발언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이후 김씨의 법정 대리인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유발됐고, 김씨가 강용석 변호사를 선임하며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상했지만 강 변호사가 개인적인 사건에 휘말려 돌연 법정구속됨에 따라 혼전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이 지사와 김씨, 김 전 후보 모두 불기소로 처벌은 피했다.
하지만 다수 언론에 얼굴을 비추며 이 지사와의 연인 관계를 암시하는 말들을 남겨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씨로서는 멋쩍은 상황을 면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김씨의 별다른 입장 표명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