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46) 부회장의 체포 사건에서 논란의 대상인 스카이콤(Skycom)이 화웨이와 이메일 주소를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74)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SCMP에 따르면, 2013년 스카이콤 웹사이트의 도메인(인터넷 주소)이 등록될 때 연락처로 기재된 이메일 주소 'domain@huawei.com'은 화웨이 공식 사이트의 이메일 주소와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도메인 등록 담당자는 션펀으로, 홍콩 명보는 그가 화웨이의 지식재산권 부문에서 일하는 변호사로서 화웨이의 상표권 분쟁 소송 등을 다뤘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도메인 등록에 쓰인 션펀의 전화번호와 팩스 번호 모두 중국 선전의 화웨이 빌딩에 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연결고리는 멍 부회장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SCMP는 "화웨이가 스카이콤과의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하는 2009년 이후 수년이 흐른 시점에 등록된 스카이콤 도메인의 이메일 주소가 화웨이와 같다는 것은 미국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가 이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스카이콤이라는 유령업체를 동원했으며, 스카이콤은 화웨이의 '비공식적 자회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화웨이는 자회사였던 스카이콤을 2009년에 매각했으며, 이후 스카이콤과의 관계를 청산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또한 블룸버그 통신은 캐나다 법정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해 스카이콤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화웨이의 이메일 주소와 배지(badge)를 사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화웨이가 홍콩의 통신장비판매업체 스카이콤을 통해 이란에서 사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수년간 금융기업들에 숨겨왔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