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컷(사진=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혀 온 11월 극장가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쳤다.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 코미디 '완벽한 타인'의 쌍끌이 흥행을 앞세운 지난달 극장 관객수·매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11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관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3%(399만명) 늘어난 1715만명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39.5%(410억원) 증가한 1449억원으로 집계됐다. 11월 전체 관객수·매출액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한국영화 관객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7%(178만명) 증가한 821만명, 매출액은 37.1%(185억원) 늘어난 683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영화의 경우도 관객수는 32.9%(221만명) 증가한 894만명, 매출액은 41.7%(225억원) 늘어난 7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관객수가 동반 상승한 것은 '보헤미안 랩소디'와 '완벽한 타인'이 한달간 각각 531만명, 473만명을 동원해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덕이다.
영진위는 "같은 날 또는 같은 주에 개봉한 2편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이른바 쌍끌이 흥행은 주로 성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며 "그 이유는 관객이 급증하는 성수기는 극장가의 파이가 크기 때문에 경쟁작들이 동시기 개봉하는 것에 따른 리스크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성수기가 아닌 가을 비수기에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며 "'보헤미안 랩소디'와 '완벽한 타인'뿐 아니라 앞서 10월 3일 동시 개봉한 '베놈'(누적관객수 388만명)과 '암수살인'(376만명)까지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비수기 쌍끌이 흥행은 비수기 시장의 성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전체 흥행 순위 1위는 700만 관객을 넘기며 여전히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다. 지난 2일 기준 박스오피스 모조 집계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북미와 영국 다음으로 한국이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를 두고 영진위는 "한국 관객이 선호하는 실화·음악 영화라는 데 있다"며 "'보헤미안 랩소디'는 록그룹 퀸에 대한 향수를 지닌 중장년층 여성 관객이 초반 흥행을 견인하고, 이후 빠른 입소문을 바탕으로 2030대 관객층이 합류하며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가능케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완벽한 타인'의 경우는 근래 주류 코미디가 남성 서사였던 것과 달리 이 영화는 '여성'과 '감성'을 부각시켰고, 이에 화답한 여성 관객층의 지지가 흥행의 밑바탕이 됐다"며 "74만명으로 흥행 순위 5위에 오른 '국가부도의 날' 역시 여성 캐릭터가 극을 이끄는 영화인데, 이처럼 올 가을 비수기에는 여성 캐릭터 비중이 큰 한국영화들이 여성 관객층의 지지를 얻으며 선전했다. 여성 관객층의 티켓 파워가 돋보였던 11월이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