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내 입주업체 직원들이 짐을 챙겨 붕괴 건물을 나서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오후 신고를 받고 강남구청과 함께 긴급 점검 결과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 발생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입주자들을 모두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가운데, 붕괴 위험 원인으로 부실시공이 지목됐다.
강남구청은 12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에서 현장브리핑을 열고 "오늘 자정부터 건물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고 안전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유승 부구청장은 "2층 중앙기둥 하나가 내력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태"라며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기둥에 지지대를 설치하는 보강조치 후 정밀안전진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은 해당 건물이 설계도와 다르게 시공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강남구청 박중섭 건축과장은 "2층의 기둥이 사각형으로 설계됐어야 하지만 실제 시공은 원형으로 돼 있다"며 "내력 자체가 20%정도 부족하게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근도 정상적인 이음상태가 아니고 시멘트와 골재의 조합상태도 좋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강남구청은 긴급안전진단을 벌여 대종빌딩을 시설물 안전에 관한 특별법상 안전 관리가 필요한 제3종 시설물로 지정했다.
12일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중앙 기둥에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고 바닥이 갈라져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오후 신고를 받고 강남구청과 함께 긴급 점검 결과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 발생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입주자들을 모두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
문제가 된 건물 2층의 주기둥에는 콘크리트가 부서져 철근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고 바닥 주변에서도 금이 가있는 상태다.
구청의 퇴거조치로 입주민 대부분은 짐을 챙겨 나갔지만, 아직 이사가 완료되지 못한 사무실은 사무용품 등을 챙겨 나오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해당 건물 8층에서 일하는 이효진(28)씨는 "건물이 무너진다면서 재난본부까지 설치했는데 우리는 문서를 옮기고 있다"며 "오전까지 퇴거를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우리가 이 종이값 만도 못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들다"고 말했다.
최영진(30)씨도 "주변에 급하게 오피스를 구해서 임시로 이동하고 있다"며 "건물이 무너질 거 같은데 이사는 해야겠고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청은 입주민을 위해 관내의 공유사무실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