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훈 주일본 대사는 12일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판결과 화해·치유재단 해산 발표 등과 관련해서 현재 한일관계가 다소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12일 재외공관장회의 회의 참석차 귀국한 계기로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그러나 이런 문제들로 인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발전에 대한 양국 협력관계가 손상되어서는 안되는 것에 모두 공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간 과거 관련한 문제는 지혜롭게 해결책을 모색하는 한편 별도로 경제·인적·문화 교류에서의 실질 협력은 심화돼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가 양자 차원 문제 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의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 파트너라는 인식 하에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건설적인 역할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최근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관계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친구는 고를 수 있지만 이웃은 선택할 수 없다. 어느 나라든 모든 외교정책은 이웃과의 선린관계에서 출발한다"고 언급했다.
또 "한일관계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앞으로도 대(對)일 외교의 최전선에서 한일관계를 보다 성숙한 미래지향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미력하나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사정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일본 내 여론에 대해 "일본이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초기에 (고위 정치인들의) 강한 반박 이런 것이 좀 누그러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사이의 전화통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본다"며 "조금 절제된 가운데 통화했다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사 문제 직시와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병행 추진하는 한국의 '투트랙 전략'에 대해 "일본도 투트랙 기조가 맞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한일은 북핵 문제라든지 비핵화, 동북아 문제 관련 긴밀 협력해야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일본이 과거사 문제 때문에 대화도 안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