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손학규 대표와 이정미 대표 단식이 8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 중에 선거제 개혁안에 합의하고 내년 2월에 임시 국회에서 처리하는 걸 추진하겠다. 그러니까 단식을 중단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는데요. 하지만 두 대표는 '단식 그 정도로는 중단하지 않겠다' 밝혔고요. 특히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뿐만 아니라 의원들까지 릴레이 단식에 돌입을 했습니다. 민주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국회 로텐더홀 앞 단식 농성장 연결을 해 보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손 대표님, 나와 계세요?
◆ 손학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괜찮으세요?
◆ 손학규> 어제, 그제부터 좀 체력이 떨어지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까 조금 힘이 드는데 괜찮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목소리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그래도 아직 힘이 있으셔서 다행이에요.
◆ 손학규> 네, 고맙습니다. 그런데 뭐 단식하는 사람한테까지 그렇게 인터뷰를 하겠다고 그러네요. (웃음)
◇ 김현정> 죄송합니다. (웃음) 아니, 사안이 사안인지라 좀 듣고 어떻게 하면 단식을 끝내실 수 있을까 좀 고민해 봐야 될 것 같아서 전화를 드렸어요. 그런데 '내가 할 수밖에, 할 수 있는 게 단식밖에 없다' 그러셨더라고요?
◆ 손학규> 제가 할 수 있는 게 뭡니까? 제1당, 제2당이 야합을 해서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그리고 선거법 개정은 외면하고 거부하고 있는데, 참 황망하더라고요.
◇ 김현정> 황망.
◆ 손학규> 지난 금요일인가 토요일인가. 목요일이죠, 목요일.
◇ 김현정> 목요일입니다.
◆ 손학규> 3당 원내 대표가 회담을 하다가 우리 김관영 원내대표가 화가 나가지고서 '그러면 너희들끼리 해 봐라' 그러고서는 나왔다는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15분 후에 두 분이 그냥 합의를 했다 그래서 어이가 없어가지고 말이죠. 더불어민주당하고 자유한국당하고 야합을 한다? 그거 생각을 해 보니까 말이죠. 더불어민주당은 촛불 혁명으로 정권을 만든 정당이에요. 자유한국당은 촛불 혁명으로 망한 당이에요. 이게 더불어민주당이 적폐 청산한다고 자유한국당을 완전히 적으로 취급하던 이런 정당이 자유한국당하고 야합을 했어요.
그러면 우리 제3당 바른미래당이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의석 30개 갖고 말이죠. 내가 당 대표로 할 수 있는 게 뭔가. 이건 뭐 국민에게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 또 혹시라도 70 넘은 내가 단식을 하면 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충격... 아니, 충격 아니라도 자극이라도 줄 수 있을까.
◇ 김현정> 자극이라도?
◆ 손학규> 그런 생각에서 단식을 했습니다. 사실 의원 총회에 가서 단식하겠다고 그러니까 의원들이 발칵 뒤집혔죠. 당 대표가 무슨 단식이냐. 출구 전략도 없이 무슨 단식이냐 그러는데. 출구 전략은 무슨 출구 전략입니까. 사실 단식을 결심하기 전에 그래도 당의 지도부 아니면 최소한 원내 대표나 사무총장, 비서실장 정도한테는 얘기를 해야 되지 않을까. 또 마지막 순간에 저희 집사람한테 협의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내가 단식 들어간다 얘기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그러다가 뭐 답이 뻔하니까요.
◇ 김현정> 하지 말라고 하실 거니까?
◆ 손학규> 그래서 한 30분 기도를 하고 나가서, 그렇게 결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원내 대표하고도 논의 안 하시고 집에 계신 사모님하고도 논의 안 하시고 그냥 들어가신 거예요? 출구 전략도 없이. 그야말로 '이 정도면 내가 빠질 수 있겠구나' 하는 그런 계산 전혀 없이?
◆ 손학규> 지금 무슨 출구 전략입니까? 제가 그래도 민주주의를 위해서 일생을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인데, 연동형 비례 대표제 이거 바른미래당이 의석 몇 개 좀 더 얻겠다고. 아휴,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바른미래당이 지금 6-7%밖에 지지율이 없는데 실제로 지금 의석도 못 차지합니다, 연동형 비례 대표제로는.
◇ 김현정> 해 봤자?
◆ 손학규> 저는 우리가 촛불 혁명으로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을 해 보니까 촛불 혁명으로 정권 교체만 됐지, 대통령만 바뀌었지 제도는 그대로인 거예요.
◇ 김현정> 제도는 그대로죠.
◆ 손학규> 대통령이 모든 것을 쥐고 청와대가 모든 것을 쥐고 흔드니까 소위 '청와대 정부'라는 얘기도 나오지 않습니까? 잠깐만요. 물 좀 먹고.
◇ 김현정> 물 드세요. 물 하나 드시면서 버티는 거니까.
◆ 손학규> 그런데... 잠깐 힘을 좀...
◇ 김현정> 천천히.
◆ 손학규> 그런데 의회가 무슨 역할을 해요? 지금 대통령이 모든 걸 쥐고 있으니까, 내각 장관들이 무슨 역할을 합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손학규> 모든 정책 결정을 대통령이 하는데 나는 의회가 국민의 뜻을 받아서 하는 그러한 나라가 돼야 되겠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릴게요. 지금 대통령도 최저 임금문제가 '최저 임금이 무슨 뭐 문제가 있느냐' 공무원들한테 묻고 그러는데. 국회의원들은 최소한도 지역 활동을 하면 항상 상인들 만나지 않습니까? 중소기업자들 만나지 않습니까? 시장에 가지 않습니까?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그걸 다 들으면서 국회의원들, 여당의 국회의원들은 이거 최저 임금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국회에서, 당에서 말 한마디나 합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이유들로 의회가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통해서 국민의 뜻을 더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된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데...
◆ 손학규> 바로 김현정 앵커 말씀 그거입니다. 의회의 권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구성이 돼야 되겠다. 그것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다. 제가 단식을 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를 위한 첫걸음이다. 이런 말씀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러다가 큰일 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세요, 손 대표님?
◆ 손학규> 아니, 이 사람들이 그래도 자극을 받아서 '그래, 우리가 선거 제도 개편을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한다면 고맙지만 아니면 뭐 제 몸을 바쳐야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사실은 일흔이 넘은 고령이시기 때문에 지금 제 몸을 바쳐야 된다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가 않는데.
◆ 손학규> 제가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어제까지도 면도를 하고 와이셔츠 넥타이를 매고 정장을 하고 앉아 있는데. 물론 누워서 수염도 안 깎고 머리도 산발하고 뭐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 '처량하다' 이런 생각을 국민들에게 주는 게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대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고 이제 좀 지나면 아무래도 몸이 정말 힘들어지면 어쩔 수 없겠죠.
그러나 엊그저께 이해찬 대표가 왔을 때 그랬습니다. '내 몸이 건강하니 오래갈 거다. 당신네들도 오래 끌어봐라. 내 몸이 쓰러질 때 그때쯤 가서 해결해라.' 그런데 저는 여하튼 정부와 여당과 자유한국당 선거 제도 개혁은 국민의 뜻입니다. 또 그리고 국민들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가 뭔가 잘 모르다가 그래도 제가 단식을 하면서 '이게 뭐지?' 조금씩 알게 됐다고 그래요. 얼마나 알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 김현정> 그런데 손 대표님, 민주당 이해찬 대표 왔다 가신 다음에 '단식 그만 푸셔라. 올해 말에 끝나는 정개특위 활동 시한 연장하고 1월 중에 특위에서 합의한 개혁안 만들어가지고 2월 임시 국회에서 처리하는 걸로 적극 추진하겠다.' 이렇게 어제 발표를 했거든요. 이 정도면...
◆ 손학규> 김현정 앵커. 정개특위가 무슨 힘이 있습니까? 정개특위 구성하는 데만 3개월 걸렸습니다. 정개특위 말만 정개특위지, 정개특위 맡겨놓은 정개특위 위원들이 무슨 권한을 가지고 결정을 해요. 그것은 여야 대표들이 그리고 대통령이 우리가 지금 의회 구성이 잘못됐다. 국민의 뜻에 따라서 소위 대표성을 갖는 그리고 비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들자. 자꾸 합의를 확실하게 하고.
◇ 김현정> 대통령이 주도해서? 정개특위가 아니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 개혁을 요구하며 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손학규> 아니, 꼭 대통령이 주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이를테면 원내 대표 5명 모여서 여야 상설 협의체 만들었을 때 그 당시에도 현안이 됐었던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 확실하게 얘기를 했어야죠. 그리고 정동영 대표가 5당 대표하고 회동을 하자고 몇 번 요구를 했지만 전혀 묵묵부답이거든요. 대통령이 성의를 갖고 해야지. 우리나라가 내가 비판하는 대통령 중심제의 모든 것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집중돼 있고 이런 경우에는 나 모른다. 이런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손 대표님, 지금 이왕 없는 힘으로 방송 연결되신 김에 정개특위가 아니라, 민주당이 '이렇게 좀 구체적으로 해 달라' 요구를 하시죠.
◆ 손학규> 아니, 민주당에 어제 최고회의 의결은, 결정은 진일보한 것입니다.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당론으로 했다. 그런데 정개특위에 넘겨서 1월 중에 합의하고 2월 중에 뭐 하는 이건 책임이 없는 말씀이다, 이 얘기입니다. 아니, 민주당이 나서서 예산안을 자유한국당하고 짬짜미 통과시켰어요. 그런 열정을 갖고 자유한국당에게 우리 같이해 보자. 이렇게 타협을 하고 대화를 하고 접점을 찾는 이런 노력을 해야지, 정개특위에 넘겨서 1월에 하겠다? 그건 그다음에 또 굳이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손학규> 왜냐하면 정개특위 위원들이 독자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다 당의 명령에 따라서 얘기 한마디하고 당에 가서 의논하고. 의논이 아니죠. 지시를 받고 와야죠. 그러니까 기본적인 연동형 비례 대표제에 대해서 원내 교섭 단체 3당이 확실하게 합의를 하고 또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5당이 함께 합의를 하고. 그러한 합의된 사항을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의원 정수라든지 그걸 어떻게 배분한다든지 이런 의원 정수까지도 사실은 5당 대표들 간에 합의를 하고 넘겨야 된다 이 말씀입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정개특위에 다 떠넘기면 안 된다.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한국당 설득도 하고 이렇게 해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청와대 한병도 정무수석이 단식 중인 두 대표 방문하고 갔는데 거기서 기대할 만한 얘기는 뭐 없었나요?
◆ 손학규> 정무수석이 인사 온 건 고마운데, 내용은 실망이죠. '이런 선거법 개정은 국회에서 해야죠' 이러던데, 물론 법적으로야 맞죠. 청와대가 무슨 법을 합니까? 그러나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대통령께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으면 좋겠지만 지금 그러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것도 좀 실망스러웠다. 30초 남았는데요. 이거 하나만 질문 드릴게요. 나경원 원내 대표가 어제 취임하면서 '바른미래당과 당 대 당 통합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단식장에서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손학규> 나경원 원내 대표 취임을 축하하고 보수 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인 거를 축하하는데. 당의 대표, 정치인은 말이 정제가 돼야죠. 타 당에 대해서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는 게 아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뭐 힘드실 텐데 그래도 이렇게 기력을 놓치지 않으시고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빨리 단식 푸시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 손학규> 단식을 풀 수 있도록 우리 김 앵커께서도 도와주세요.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손학규>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