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설이 거론됐다.
그러나 친박계의 도움을 받은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박근혜 석방설'은 다시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결의안은 과거에 발목 잡히는 것"이라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 [Why뉴스]에서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왜="" 박근혜="" 석방설에="" 발을="" 빼려="" 할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박근혜 석방설은 수면아래로 사라진건가?= 그제 (12월 11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끝난 뒤 '박근혜 석방설'은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된 뒤 언론 인터뷰에서 '당차원에서 석방촉구결의안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나 원내대표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한국당이 더 이상 과거로 가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결의안은 과거에 발목 잡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은 있지만, 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거기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12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는 당 일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석방촉구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라며 "(이를 당차원에서 추진하면) '탄핵이 잘못됐네, 공천이 잘못됐네'하는 분란이 생길 수 있다. 당 차원에서는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나 원내대표가 친박계 도움으로 당선됐는데 '박근혜 석방촉구결의안'에서 발을 빼는 것 아닌가?= 발을 빼는 건 맞다. 정두언 전 의원도 이제 원내대표로 당선됐는데 발을 빼는 게 맞지 않겠나? 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친박계가 나경원 의원을 통해 우회상장했다"며 친박계가 다시 살아났다고 분석하면서, "(친박계가) 살아났는데 무엇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석방 문제를 제기하겠나?"라고 전망했다.
나 원내대표는 '박근혜 석방촉구결의안'에 끌려 들어가는 게 과거에 발목이 잡히는 걸로 보고 있다. 당 차원에서 이를 추진할 경우 당이 분열되고 계파가 부활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에 분란이 일게 뻔한 '박근혜 석방촉구결의안'의 늪에 빠져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나 의원측 관계자는 "앞으로 미래지향적이고 당내 화합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동료 의원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분열이 아닌 통합을 선택했다"며 "한국당은 이제 지긋지긋한 계파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 '박근혜 석방설'은 선거용이었다는 거냐?= 선거용 내지는 정치공학적 계산에 의한 주장이었다는 게 입증되는 셈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박근혜 석방설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정치공학적 계산이 발동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끝났으니 '박근혜 석방설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는 "친박계가 기세등등한데 박근혜 끌어들일 일이 뭐 있겠나? 그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유력 정치인들이 박 전 대통령 석방설을 거론한 건 의외 아닌가?= '박근혜 석방설'을 주장하는 정치인들마다 셈법은 다양하다. 어떤 정치인은 인적청산 대상에 포함될 것을 우려해서 이고, 어떤 정치인은 당권이나 대권을 겨냥해서 장기 포석을 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어느새 박 전 대통령 석방설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데 거리낌 없는 풍토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태극기 집회에서나 나오던 주장이 유력정치인들의 언론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당 내에서도 공공연히 그런 주장이 확산되는 건 우려할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박근혜 석방설'이 '정치공학적 셈범에 따른 것이지만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건 국민들이 무뎌졌기 때문"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내려가고 반대로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60% 이상을 유지하거나 개혁동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이런 주장은 태극기 집회에서나 나올 얘기지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분석이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게 2년전인데?= 그렇다. 2016년 12월 9일이니까 만 2년이 지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2016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00명 중 299명이 참석해 표결한 결과,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 기권 2표로 통과됐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의원 중 62명이 탄핵안에 찬성했다. 반대의원이 56명이니까 탄핵 반대보다 찬성이 더 많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처음에는 탈당파에 이름을 올렸다가 잔류했지만 탄핵에는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새누리당은 분당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김무성 의원은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는 헌법 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을 실망시켰다. 이런 상황을 목숨 걸고 싸우며 막아야 했지만,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 점에 대해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으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엎드려서 사죄한다"며 분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그리고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하죠?= 그렇다. 당시 이정미 재판관이 탄핵선고를 하면서 밝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사유는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를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했다는 것이었다.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했고,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는데 이런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는 것이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했는데,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것이었다. 다들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탄핵선고문 중 일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및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입니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 그런데 한국당에서는 복당파들에게 탄핵찬성에 대해 사과하라고 하지 않나?= 결국 탄핵을 부정하라는 얘기다. 탄핵이 잘못됐음을 인정히고 당원들에게 사과하라는 건 시계바늘을 2016년 이전으로 돌리자는 얘기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지금 당 밖(보수진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뭘 잘못했느냐. 돈을 먹었느냐 뭘 했느냐. 최순실 등 문제로 대통령이 억울한 면이 많고 실질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대통령 탄핵 자체가 부당하다'고 말하는 분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상현 의원은 "두분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지 꽤 시간이 흘렀다.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부터 시키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인권과 법치의 근간을 무너뜨린 정치 재판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친박핵심들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권력을 향유한 친박에 대한 탄핵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잠시 들어봤지만 "박 전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중대한 행위다. 돈을 직접 받았느니 안 받았느니 주장하는 건 억지에 불과하다.
박 전 대통령 석방을 거론하려면 재판이 마무리 되거나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기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나쁜 상태여야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출석도 하지 않고 재판절차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관저에 머무르면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듯이 전직 대통령이 사법절차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데 석방을 운운 하는 게 맞을까? 전직 대통령이 감방에 있는 게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국격을 떨어뜨렸기 때문에 구속된 것이다.
국정농단 사태가 밖으로 드러난지 이제 2년 정도다. 수사를 하고 재판을 하면 할 수록 새로운 범죄혐의가 드러난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탄핵과 형사재판과는 별개의 절차다. 헌법재판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재판거래를 한 법관탄핵도 형이 확정될 걸 기다릴 이유가 없다. 헌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그걸 근거로 탄핵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재판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농단 특검법에는 1심 재판은 3개월 2심과 3심은 각 2개월 안에 끝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록 강제규정이 아니고 훈시규정이긴 하지만 재판이 지나치게 늦어지면서 국가적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법원이 더 빠르게 재판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